'팟캐하는 김기자'가 전하는 팟캐스트 이야기 첫 번째
뉴미디어에 대한 고민이 많은 때입니다. 미디어에 직접 종사하는 기자나 PD도 마찬가지입니다. SBS나 JTBC까지 안 가더라도 수많은 언론매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에 올리는 동영상은 기본이고 음성 콘텐츠 시장에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브런치는 제 자랑이 아니라, 제가 실험한 팟캐스트에 대한 소감문, 보고서와 같은 것입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기자, 홍보뿐만 아니라 뉴미디어에 관심이 많은 분들한테 실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못생긴 당신도 할 수 있다! 팟캐스트
'팟캐스트'란 것을 한 지 언 1년 하고도 10개월 가까이 됩니다. 석 달 뒤 정도 되면 2주년 파티라도 할 수 있겠네요. 여전히 하는 것 자체 'ing'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취미가 '팟캐스트 만들기'라는 것이죠.
왜 팟캐스트를 '취미'라고 하느냐. 일단은 본업이 있다 보니, 퇴근 후 자투리 시간에 부업처럼 하고 있습니다. 그 시간도 애 보고, 운동하고, 사람들 만나고 하다 보면 매우 매우 적어집니다. 한 줌 시간을 갖고 녹음도 하고 편집도 하고 업로드도 하다 보니, '자가발전', 쉽게 말해 마케팅할 시간과 겨를이 없죠.
회사에다가는 대놓고 팟캐스트 활동을 한다고 해도, 드러내 놓고 '난 척' 하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진짜로 뭘 시킬지 모르는 상황이고. 팟캐스트 활동을 취미로 간직하면서 기자라는 제 본업도 잘하고 싶은데, 자칫 그거 하나 (팟캐스트만 하는 놈)로 찍힐까 봐 염려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더욱이 제가 팟캐스트를 통해서 특출 난 '퍼포먼스'를 보인 것은 없어요. 그냥 1년 9개월 정도 버틴 거 외에는 팬덤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익'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습니다. 얼마 전 치킨 프랜차이즈 광고 문의가 들어오긴 했는데 고사했습니다. 아직은 광고를 받을 때가 아니란 생각 때문입니다.
그런데 주변에 아름아름 알려지다 보니까, 어떻게 하면 팟캐스트를 하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보고 싶다는 분도 계시고, 알려달라는 분도 있고. 그러다 아예 와서 도와달라는 분도 있고. 그래서 이 참에 되는대로 브런치를 써 보기로 했습니다.
여전히 수많은 전문가 집단 속에서 '팟캐 합니다'라고 내밀기 민망하지만, 어느 정도 경험담을 전해볼 생각입니다.
우선 오늘은 왜 팟캐가 좋은지에 대해서 제 개인적인 의견을 듬뿍 담아서 제시해보겠습니다.
요 아래는 제가 개인적으로 느낀 '팟캐스트가 좋은 이유'입니다.
참고로 2015년에는 유튜브 실시간 중계도 해봤고, 2016년에는 영상 편집을 이것저것 해봤습니다. 그런데 들이는 노력과 비교해 '번듯하게' 나오는 것은 아직까지 팟캐스트가 더 나은 듯합니다.
첫 번째. 못생긴 당신도 콘텐츠 창작자가 될 수 있다.
팟캐스트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유튜브처럼 영상 플랫폼은 외모가 중요합니다. 1인 방송으로까지 나간다면 외모가 수려한 여성일수록 유리한 게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이런 분들의 말에 더 귀 기울이기 마련입니다.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능입니다.
그런데 팟캐스트는 목소리만 나갑니다. 외모가 아닌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죠. 배가 나와도, 눈이 째져도, 입술이 두꺼워도, 정확한 발음에 작지 않은 목소리만 있다면 누구나 가능합니다.
두 번째. 영상과 비교해 제작 시간이 매우 짧다.
컴퓨터 성능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영상 작업은 긴 시간과 그에 걸맞은 인내를 필요로 합니다. 영상 편집 시간보다, 영상이 인코딩 되고 저장되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릴 때도 있습니다. 특히 성능이 시원치 않은 컴퓨터를 갖고 있을 때 말이죠. (영상을 제작하신다면 맥북을 추천드리지만)
윈도 무비메이커라는 (가성비 대비) 훌륭한 편집기가 있지만, 그래도 영상은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작업을 필요로 합니다. 눈에 보이는 요소가 많다 보니 그런 것이죠. 특히 영상 제작에 서투른 아마추어에게 더 그렇습니다. 잘 만들어 놓은 영상은 보기에 좋고 공유되는 횟수도 많습니다. 문제는 그만큼 만들기가 '고난의 시간'과 같다는 점이죠.
그런데 음성은 그 자체만 자르고 붙이고 하면 됩니다. 이것도 저장과 인코딩이라는 시간을 거치긴 하지만 영상과 비교하면 '새발의 피'입니다.
더욱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혼자서도 얼마든지 녹음이 가능합니다. 이어폰 마이크로도 꽤 괜찮은 음질의 음성이 녹음됩니다. 저도 한동안 스마트폰에 마이크를 꽂아놓고 녹음을 했습니다.
세 번째.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다.
첫 번째 전제와 맞닿아 있긴 합니다만, 소리로만 듣다 보니 콘텐츠에 대한 집중이 가능합니다. 더욱이 대본을 갖고 읽는다면, 말주변이 없어도 자신만의 콘텐츠 전달이 가능합니다. 못생긴 기자 양반 들일수록 추천드려봅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아직은 팟캐스트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라디오 광고주들이 일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전문 팟캐스터로 활동하면서 돈을 벌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취미생활로 권장할 수 있지만 전업으로 활동하기는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네 번째. 일반 블로그와 비교해 진입장벽이 있다.
실제로 팟캐스트는 진입장벽이 있습니다. 우선 녹음을 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편집하고 올려야 하고요. 그리고 자기 자신의 '수줍음'도 넘어야 하는 장벽입니다. 정말 이게 가장 높습니다. 혼자 하는 팟캐스트가 아니라면 매번 패널들과 약속을 잡아야 합니다. 모이는 것조차 장벽이 됩니다.
그러다 보니 이 장벽을 넘어서면 블로그보다는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습니다. 고지를 점령하고 진지를 구축해 버티듯, 여러 걸림돌과 장벽을 넘어서면 쉽게 '존버(많이 버티기)' 할 수 있습니다.
팟캐스트에 단점은 없을까요? 물론 있습니다.
파급력이나 전달력 부문에서는 유튜브에 못 미치는 듯합니다. 저도 고민 중입니다. 유튜브에 같이 콘텐츠를 띄워야 하나.
팬덤 확보도 유튜브보다 쉽지 않은 듯합니다. 정치 시사 쪽으로 유명하신 분들도 실은 수년간 활동하신 분들입니다. 더 많은 노력과 세월의 벽을 넘어야 하죠. 팟캐스트 쪽이야말로 '발효식품'과 같은 시장 같습니다. 오래된 장과 술에서 깊이 있는 맛이 나듯이, 오래 하신 분들의 팟캐스트를 들어보면 완성된 품격 같은 게 느껴집니다. 그들과 비교하면 전 이제 시작입니다.
그래도 팟캐스트는 너무나 재미있습니다. 한 번도 안 해보신 분들은 많지만 한 번만 해본 분들은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일전에 잠깐 PD를 꿈꿨던 적이 있어서 그런지, 뭔가 만들고 그게 유통되고 사람들의 반응이 온다는 게 재미있습니다.
이번 글의 결론에 들어가 보겠습니다.
팟캐스트, 이런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대량의 팬이 아니라 소소하게 소통하고 싶어 하신 분들. 매출과 상관없이 'ing'에 의미를 두고 싶어 하시는 분들입니다.
양념처럼 요런 부분이 있으시면 더 환영받으시고 오래 하실 수 있으십니다.
입담 좋은 블로거. 꾸준히 콘텐츠를 만드는 데 자신 있는 분. 혹은 자신만의 취미·노하우가 확실하신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