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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팟캐김 Oct 22. 2018

취미로 하는 팟캐스트 채널 유입 데이터를 보니...

팟빵과 오디오클립 간 극명한 차이

취미지만 팟캐스트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늘 궁금했던 게 있습니다. 어떤 분들이 어떻게 들을까. 또 청취자 연령대는 어떻게 될까. 


지금까지는 미뤄짐작컨대 30대 남성들이 가장 많은 분포를 차지한다고 여겼습니다. 팟빵의 경우 정치와 시사에 관심 많은 30대 남성들이 주로 많이 듣는다고 들었고, 실제 팟빵 측도 그렇게 여기는 듯 했습니다. 더군다나 경제 분야는 증권이나 부동산에 관심 높은 사람들이 많이 들을 것으로 여겼고요. 


얼마전 팟빵이 새롭게 '크리에이터스튜디오'를 오픈하면서, 어떤 누가 듣는지 짐작해볼 수 있는 데이터가 나왔습니다. 보면서 놀랐던 것은 '의외'의 데이터가 있다는 점이랑 플랫폼 별 차이였습니다. 


우선 팟빵에서 하는 저희 팟캐스트의 주된 사용자 층이 여성이었습니다. 30대 남성이 당연히 많을 것으로 여겼던 생각이 깨졌고요. 여성과 남성의 비율이 약 7대3에서 6대4 정도 됩니다. 절대 다수는 아니라고 해도 남성보다 여성이 더 저희 것을 듣는다는 것이죠. 


팟빵 내 '오디오로 듣는 키워드경제' 방문자 지표 

 

참고로 저희 팟캐스트는 증권이나 부동산 소식보다는 흘러가는 경제 이슈 중 하나를 키워드로 잡아서 설명해주는 형식으로 운영됩니다. 목소리나 운영 면에서 아마추어적이죠. 


또다른 오디오플랫폼인 오디오클립은 또다른 지표를 보이고 있습니다. 남성이 6.5라면 여성이 3.5 정도입니다. 연령별로는 30대와 40대가 많습니다. 30대 중후반부터 40대 후반까지 많이 듣는다는 얘기입니다. 


오디오클립 '오디오로 듣는 키워드 경제' 방문자 지표 


두 플랫폼 다 상반된 결과이긴 한데 그래도 공통된 점도 있습니다. 오디오플랫폼을 듣는 상당수가 30대 후반부터 40대까지라는 점이죠. 10대와 20대는 상당히 낮은 분포였습니다. 


따라서 팟캐스트를 만든다면 적어도 30대 중후반이 들어서 괜찮을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컨대 육아나 자녀 교육, 혹은 증권이나 부동산 관련 정보를 만든다면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이죠. 뭐 이런 얘기는 팟빵 플랫폼 안에서는 어느정도 상식으로 굳어진 것이긴 합니다만. 


비슷한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데도 불구하고 팟빵에서의 저희 팟캐스트와, 오디오클립에서의 저희 채널의 성비가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번째로 오디오콘텐츠를 접하는 밀도의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경험적으로 팟빵을 청취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팟캐스트를 오랫동안 듣거나, 자발적으로 오디오콘텐츠를 찾으시는 분들입니다. 지식 관련 콘텐츠가 필요하거나 정치 시사 쪽에서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채널이 필요한 분들이죠.


대부분 또 오랫동안 들어왔고, 자신만의 입맛이 뚜렷합니다. 음질이나 내용, 구성, 콘텐츠의 질에 민감하기도 합니다. 쉽게 말해 팟빵 안에서 구독자를 모으기란 만만치가 않은 작업이라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저희 팟캐스트를 들으시는 분들은 많은 경우 팟캐스트를 들으신지 얼마 안되시는 분들로 여겨집니다.  기존 사용자들의 경우, 보던 채널에 대한 팬덤이 강하다보니, 저희처럼 아마추어적인 팟캐스트를 구독할 여유나 생각은 없으신 거죠. 좀 심하게 말하자면, 여기저기 보다가 얻어걸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죠. 


실제로 구독자 비율이 가장 높아질 때는 '주목할 만한 팟', 등에 뽑히거나 광고를 할 때입니다. 팟빵에 처음 들어와 어떤 것을 들어야할지 누군가의 추천이 필요한 분들인 경우죠. 


반면 오디오클립은 그런 부분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덜한 편입니다. 검색을 통해 혹은 네이버 콘텐츠 '판'을 통해 유입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디오클립을 통해 들어오는 경우도 있지만, 전체 비율로 봤을 때 절대적으로 높지는 않습니다. 다시 말하면 오디오클립을 들으시는 분들은 전체적으로 팟빵 청취자보다 비교적 초보 청취자일 수 있다는 얘기죠. 


(여기서 결론 하나가 나오죠. 신규 팟캐스트 채널개설자는 기존 사용자 층을 유입시키는 것보다 새롭게 팟캐스트를 들으려고 뛰어드는 수요를 공략하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죠.) 


두번째가 콘텐츠의 차이.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은 콘텐츠를 저희는 만들어 내보냅니다. 증권이나 부동산처럼 전문적인 내용은 다루지 못하죠. 브로드한 내용을 다루다보니, 전문적인 내용을 원하시는 분들의 외면을 받기가 쉽습니다. 


이런 변에서 교양처럼 들으시려는 수요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30대 여성분들의 분포가 팟빵 저희 채널 안에서는 높을 수 있는 것이고. 


결론으로 들어와보겠습니다. 


양 플랫폼 간 뚜렷한 차이는, 제작자 입장에서는 대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한쪽(오디오클립)은 이제 막 듣기 시작하시는 분들입니다. 상대적으로 오디오콘텐츠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고 보기 힘듭니다. 


다른 한쪽(팟빵)은 채널에 대한 충성도는 높지만 몹시나 까다롭고, 구독자로 유지하기도 힘든 채널입니다. 이들을 위해서라면 보다 전문적인 내용을 만들어야 하는데, 현 저희 상황으로는 쉽지가 않습니다.  누울 자리 보고 다리를 뻗어야 하죠. 


또 하나의 고민은 바로 팬덤인데요. 두 플랫폼 다 팬덤에 있어 활발한 편은 아닙니다. 오디오클립은 이제 막 오디오콘텐츠를 접하시는 분들이 많고, 정보성으로 들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고. 팟빵은 또 들으시는 상당수 분들의 요구와 수요에 부응하지 못하다보니 구독자들의 참여가 적은 것 같기도 합니다. 


어찌됐건 간에 저희 채널을 듣고 구독자로 남아 계신 분들은 전문적인 내용보다는 지식과 교양을 브로드하게 전달해주시길 원하는 분들이 많은 듯 합니다. 그러면서 여성들을 위한 정보도 좀 제공해야할 것 같고요. 


취미라고 해도 고민이 크네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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