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하는 김기자가 전하는 팟캐스트 이야기 두 번째
앞서 팟캐스트는 장비, 기술적인 장벽이 있다고 했습니다. 바로 글을 쓰고 남들에게 보일 수 있는 블로그와 달리 팟캐스트는 녹음, 편집, 업로드, 소개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동영상보다는 덜하다고는 해도 기술적인 부분이 어느 정도 필요한 것입니다. 노력과 정성이 더 필요한 것이죠.
그럼 시작은 어떻게 할까요?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의외로 간단하죠. 본인의 콘텐츠가 확실하다면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무한도전에도 나온 오영은 박사를 예로 들어볼게요.
오 박사가 처음에 스마트폰 녹음 앱에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파일을 만들고 올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 박사'가 올린 콘텐츠라는 파급력 때문에 별다른 기술적인 요소가 없어도 많은 이들이 들으러 몰렸다고 합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엑소의 모 멤버가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자신들의 생활 영상 몇 분짜리를 찍어 유튜브에 올렸다고 하네요. 그 영상은 조회수가 몇십만이 됐다고 합니다. 단번에 구독자가 10만 이상을 찍었고요.
이 10만이 어떤 의미를 갖는 숫자냐. 전업과 부업을 가르는 기준점이 됩니다. 유튜브 구독자 10만 정도 되면, 이젠 전업으로 해도 되겠구나 하는 수준인 거죠. 그런데 이 10만이라는 숫자에 도달하기란 정말로 어렵습니다. 그런데 엑소의 멤버는 단 한 번의 영상으로 이 숫자를 우습게 넘긴 거죠. 제 입장에서는 꿈의 숫자인데 말 입죠.
이름값이란 이런 겁니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사람이라고 하면 복잡한 미사여구 없이도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이죠. 연예인들이 최근 BJ로 데뷔하는 것도 그런 맥락인 것이죠. 첫 출발점이 일반 다른 사용자와는 다르니까요.
그런데 우리는 이런 이름값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래서 콘텐츠와 장비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시작을 하되 구독자가 더 많이 모인다면 음질과 팟캐스트 형식적인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최소한 듣는 사람들이 불편함이 없게 해야 하죠. (내용적인 부분은 저도 계속 시행착오 중이고 진화하는 중이라서 뭐라 조언드리기 힘들긴 하네요.)
간단하게 시작할 수 있는 또 하나가 스튜디오를 이용해 보는 것입니다. 모바일 게임도 마찬가지이지만 돈을 좀 들이면 지지 부리 한 과정을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팟빵도 한 때 스튜디오를 운영했고, 사당이나 홍대, 명동 등에 팟캐스트 리코딩 스튜디오가 있습니다. 30분에 6000원 하는 정도부터 시간당 2만원, 3만원 하는 곳도 많습니다.
추천드리고 싶은 스마트폰으로 혼자 해봐라입니다. 대부분 처음에 녹음한 것들은 버립니다. 재미가 없기 때문이죠. 스마트폰으로 녹음을 하시고 경험치를 키우신 다음에 스튜디오에 가서 녹음을 하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스마트폰 이외에 노트북이나 PC, 태블릿에 연결해 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부터 외부에 연결해 목소리를 녹음할 수 있는 장비가 필요합니다. 마이크가 첫 번째죠.
다만 요때는 USB로 직접 연결해 쓸 수 있는 마이크를 추천드립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마이크를 직접 노트북에 연결해 쓰기가 어렵거든요. 마이크는 내 목소리를 아날로그 신호로 바꿔줍니다. 그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바꿔주는 기기가 노트북과 마이크 중간에 필요합니다.
참고로 마이크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가장 크게 나눌 수 있는 것은 흔하게 볼 수 있는 무대용 마이크(다이나믹 마이크)와 고급진 녹음 스튜디오에서 볼 수 있는 콘덴서 마이크입니다.
무대용 마이크는 싼 것은 2만~3만원으로도 살 수 있습니다. SHURE 브랜드가 붙은 마이크는 10만원대를 넘기도 합니다. SHURE SM58 제품이 무난하긴 하지만, 처음 팟캐스트를 하시는 분들이 이 정도 마이크까지 쓰실 필요는 없습니다.
콘덴서마이크는 가격이 천차만별입니다. 미세한 주변 소리까지 잡아내기 때문에 흡음이 잘되는 스튜디오 안에서 씁니다. 침 삼키는 소리까지 녹음이 됩니다. 녹음 포맷이 어떻게 되냐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생동감 있는 목소리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가격이죠. 보통 쓸만한 것들은 20만원 넘게 주고 살 것을 각오해야 합니다. 저도 언젠가는 설치해 쓰고 싶지만, 가격 등의 요건 때문에 감히 범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마이크를 사용하고 싶다면 헤드폰 마이크를 추천드립니다. 스마트폰에 헤드폰 마이크를 끼우고 조용한 곳에서 얘기하면 됩니다. 노트북으로 쓸 때는 곰녹음기를 무료로 다운받으셔서 쓰면 됩니다. 스마트폰에 번들로 붙어 나오는 이어폰 마이크도 괜찮습니다
요렇게 자기 스마트폰과 노트북으로 녹음하고 연습이 쌓이면 실전 녹음으로 가면 됩니다. 그다음은 팟캐스트 전문 녹음실로 가셔서 하면 됩니다.
장비 고르는 법
당신이 이름값 높은 셀럽이라면 장비 필요없다. 사람들은 그냥 온다.
보통 사람이라면 시작은 최소한으로 해라. 당신이 언제든 그만둬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스마트폰은 훌륭한 도구다. 주변이 조용하다면 그만한 '가성비' 장비도 없다.
좀 더 욕심을 낸다면 마이크를 하나 사라. 무대에서 가수들이 쓰는 '싼' 마이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