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돈 안내고 버티는 게 이익입니다
여러분들, 요새 유튜브 보면 자주 보이는 광고 있죠? 유튜브를 돈 내고 보라는 유튜브 프리미엄 광고입니다. 유튜브 광고 단가가 꽤 높을텐데, 자기네 광고는 참 빈번하게 틀어 대는 것 같습니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부가세까지 포함해서 월 1만450원 정도면 유튜브 광고를 안 보고, 유튜브뮤직까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가 자기네 플랫폼에서 네이버 부동산이나 네이버 쇼핑 등을 우선적으로 광고하는 것처럼 유튜브도 자기네 유료 서비스 광고를 하는 것이죠. 당연할 수 있긴 하는데 정도가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당연한 것일 수 있습니다. 거의 중독될 수준으로까지 말이죠.
이렇게 유튜브 프리미엄 광고를 거의 중독에 가까울 정도로 하는 것, 분명 이유가 있겠죠?
◇인터넷 플랫폼의 고민..광고만으로는 수익이 안된다
2016년 11월 30일자로 문 닫은 무료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비트'를 기억하시나요? 비트는 광고를 들으면 음원을 무료로 들을 수 있게 한 서비스였습니다. 2013년에 시작해서 약 3년간 서비스를 했습니다.
처음 나왔을 때는 굉장히 눈에 띄는 서비스였어요. 유튜브와 유사하게 광고를 들으면 걱정없이 음악을 들을 수 있었으니까요. 그때는 멜론 등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주로 많이 쓰였습니다. 음악을 들으려면 mp3를 돈 내고 다운 받거나 월 몇 천원 정액으로 돈을 내야 했습니다.
무료로 들을 수 있고, 불법 다운로드를 할 필요가 없으니 이용자는 급격히 늘었습니다. 서비스 시작 3년만에 600만 이용자를 기록하게 됩니다.
그런데 왜 문을 닫았을까요? 광고 수익은 박한데, 비용이라고 할 수 있는 음원 사용료 부담은 컸기 때문입니다.
다운로드가 아닌 스트리밍이라고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1회 재생할 때마다 적게는(정액제) 3.6원, 많게는 1회댕 7.2원을 저작권료로 지급해야 합니다. 만약 10곡을 듣는다면, 적어도 100원 이상의 광고 수익을 플랫폼이 거둬들여야 가능합니다.
그런데 비트라는 음원 플랫폼이 받는 광고 단가는 그만큼에 못 미쳤던 것 같습니다. 이용자가 많아질 수록, 이들이 듣는 음원 수가 많아질수록 비트가 내야하는 돈이 늘었던 것입니다. 그만큼 광고를 기반으로 돈을 벌기란 무척 어렵다는 뜻입니다.
배너 광고 등을 통해 수익성 있게 돈을 버는 플랫폼은 정말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네이버나 구글 등이죠. 이들 기업은 사용자 수가 엄청나고 독점기업에 비교할 정도로 시장 점유율도 높습니다. 게다가 이들 기업은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광고입니다. 영상이나 음원보다 트래픽 부담이 덜 합니다. 비용대비 수익이 그나마 괜찮다라는 것이죠.
그러나 비트는 스타트업 규모였습니다. 네이버처럼 광고주를 상대로 우위에 서 있기 힘들다는 뜻이죠.
대체제가 많다는 점도 흠이었습니다. 사용자들은 언제든 비트를 이탈할 수 있었던 것이죠. 멜론도 수시로 한달 100원으로 이벤트를 했죠. 불법적인 방법으로 mp3 다운로드를 받을 길도 많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봤을 때, 광고를 듣고 공짜로 음원을 듣게 하는 서비스 개념은 소비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듣다가 마음에 안 들으면 다른 서비스로 갈아타면 됐죠.
반면 플랫폼은 불리합니다. 독점적 위치에 있지 못하다는 점은 수익성이 낮다라는 것이란 뜻이기도 합니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왜?
인터넷서비스를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가장 간명한 방법은 직접 이용료를 사용자로부터 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돈을 직접 달라고 하면 사용자가 기분 나빠하겠죠. 특히 대체제가 있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2001년 프리챌이 투자금 회수 등을 위해 커뮤니티 유료화를 했을 때, 다수 사용자들이 싸이월드나 다음카페 같은 대체제로 옮겨가면서 망했죠. 그만큼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직접 수입을 올리기 어렵다는 않습니다. 배너광고처럼 가만히 앉아서 사용자의 클릭을 기다려야하는 서비스는 더욱 그렇습니다. 단가는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비트처럼 사용자가 늘어나면 이에 맞춰 비용도 같이 늘어나는 서비스 구조라면 더 어려울 수 밖에 없어요. 쿠팡이 온라인 쇼핑에서 독점적 위치를 다지고 있는데 수익을 여전히 내지 못하다는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유튜브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세계 20억명 가까운 사용자를 모았고, 여기서 광고를 엄청 틀어대지만, 여전히 유튜브는 수입보다 지출이 많습니다.
왜냐, 음원에 돈이 정말 많이 들어가듯이 영상이라는 것 자체를 무료로 유지하는 것 자체가 힘들거든요. 텍스트나 그림파일과 달리 영상은 그 자체만으로도 유지하기 힘듭니다. 한 예로 팟빵이라는 팟캐스트 큐레이션 업체도 결국 영상을 포기했는데, 사용자가 적은 이유가 크지만, 영상 서비스 유지에 들여야 하는 돈 부담이 컸기 때문입니다. 유튜브라는 세계 최대 영상 플랫폼도 손해를 감수하고 있는데 팟빵은 말할 것도 없겠죠.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추정한 유튜브의 연 매출은 2019년 110억~200억달러입니다. 구글 전체 매출의 10~18% 정도입니다. 지금은 더 많겠죠. 그런데 여전히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손해를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유튜브의 가장 큰 매출원은 광고인데, 이를 아무리 사람들이 봐도 쓰는 돈이 더 많기 때문인 것이죠.
플래텀이라는 스타트업 전문매체에서 지난 2019년 유튜브 무료 사용자 1명이 유튜브에 가져다주는 월 수익과 유튜브 프리미엄이 가져다주는 수익을 계산해봤어요. 이때는 유튜브 프리미엄이 부가세 제외하고 7900원이었습니다. 지금보다 한 1000원 정도 더 쌌습니다.
복잡한 계산 과정을 제치고요, 무료 이용자가 유튜브에 제공하는 광고 수익은 3193원으로 추정됐습니다. 당시 유튜브프리미엄 사용자가 매월 유튜브에 내는 이용료 7900원의 반도 안됩니다.
결론적으로 봤을 때 유튜브 입장에서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 수가 많으면 많아질 수록 수익률이 좋아지는 것입니다. 이 사람이 트래픽을 엄청나게 유발하든, 그렇지 않든 따박따박 7900, 지금은 1만원 가까운 돈이 들어오는 것이죠.
이건 이렇게 보면 됩니다. 헬스클럽이 가장 좋아하는 회원은 누구일까요? PT를 받는 사람을 좋아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1년치 비용 결제하고 안 나오는 사람들입니다. 왜 그런지 이해가 되시겠죠?
게다가 유튜브 입장에서는 사용자 락인 효과도 있죠. 유튜브에 계속해서 묶어 두는 효과입니다. 여러모로 이점이 큰 것이죠.
◇결론
일전에 저는 유튜브에 거의 매주마다 콘텐츠를 올렸어요. 그런데 매번 제가 올린 콘텐츠의 조회수는 수십, 수백개에 머물렀죠. 제가 잘 만들면 더 조회수가 나오겠지만, 문득 유튜브에 이용당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튜브는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저에게 어떤 비용도 지불하지 않습니다. 저는 몇시간 낑낑대면서 만들어서 올렸는데 말이죠. 설사 광고가 붙는다고 해도 유튜브도 저도 푼돈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콘텐츠는 유튜브 알고리즘에 잘 올라탄다면 떡상을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계속 처진 상태로 있겠죠. 요즘처럼 너나할 것 없이 유튜브를 하는 시점에는 엄청난 콘텐츠가 올라오죠. 유튜브 알고리즘이 제 콘텐츠를 골라줄 이유가 별로 없는 것이죠.
유튜브 콘텐츠 생태계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분명 하는데 나는 어떤 보상을 받지 못한다 이거죠.
나는 이런 유튜브에 어떤 복수를 할 수 있을까? 할 게 없죠. 그래서 소심하지만 유튜브에 콘텐츠에 올리는 것을 중단하고 제가 더 잘할 수 있는 텍스트 콘텐츠 플랫폼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드넓은 유튜브 콘텐츠 해변에서 모래 한 톨 덜어내는 효과이겠지만 말이겠죠.
그리고 유튜브프리미엄을 해지했습니다. 광고는 나오는 족족 다 스킵했죠. 몇 초의 시간만 참으면유튜브에게 더 큰 수준의 트래픽 비용을 안길 수 있습니다.
결론을 말씀드려볼게요. 광고를 보고 영상을 보는 이런 형태는 유튜브가 아니라 여러분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도입니다. 나는 얼마간의 시간을 참고 유튜브 주머니 속에 넣어주는 돈을 아끼는 것이죠.
유튜브 프리미엄 광고를 계속하고, 그것을 들으면 여러분들에게 여러여러 이점이 있다고 하죠. 맞습니다. 충분히 그럴만한 이점은 있습니다. 유튜브 뮤직 활용하는 데 있어 참 좋죠.
그런데 역으로 보면 그렇게 권유한다는 것 자체가 기업한테 더 필요하고 걔네들한테 이익인 경우가 더 많다는 점입니다. 예컨대 보험이나 인터넷 가입 전화 같은 것 있잖아요. 여러분들에게 유리하다고 감언이설을 하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기업이 얻어가는 게 더 많죠.
구글과 유튜브를 좋아하십니까? 돈 좀 내고 시간 아끼는 걸 더 선호하십니까? 여러분의 자유라고 할 수 있겠지만, 유튜브는 보다 더 크고 광대하면서 돈도 잘버는 플랫폼으로 성장해나갈 것입니다.
이런 유튜브가 싫어 유튜브프리미엄이 아깝다면, 알량한 자존심에 속쫍은 꼬장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