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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팟캐김 Apr 13. 2022

김기자는 왜 그랬을까? (프롤로그)

기자 일을 시작한 때는 2009년부터다. 블로그 활동까지 포함하면 2002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 같다. 2000년대 초중반은 미니홈피와 블로그가 막 전성기를 맞던 때다. 카페 같은 단체 커뮤니티에서 개인 미디어로 전환되던 시기. 그때 파워블로거란 단어도 생겨났을 것으로 보인다. 


한때 운영했던 블로그 일부 화면 


일기장을 넘어 남에게 보여지는 글을 썼던 기간이 족히 20년은 될 것 같다. 기사라는 글의 한 종류로 먹고 살게 된 것은 2009년이고, 추가적으로 수입이 생긴 것은 2016년 이후부터다. 팟캐스트를 운영하기 시작하던 때다. 남에게 들려줄 만한 원고를 쓰다보니 게시할 만한 글도 많아졌다. 네이버 포스트를 운영하게 된 게 이때 즈음이었다.


2021년에는 금융 초보자를 위한 책도 썼다. 인세란 것을 받아봤다. 독자 지향적으로 글을 쓰면 돈이 된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됐다. 매해마다 책 한 권씩 쓰자고 다짐했던 때도 작년이었다. 


그래서 쓴 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경제 불황이 구조적으로 올 수 밖에 없는 내 생각을 담은 글이었다. 또다른 하나는 팟캐스트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책까지 썼던 과정을 썼던 글이다. 브런치에 연재했고 브런치북으로 묶었다. 


정규 출판사로 책까지 써냈고, 경제 기자일을 하고 있는데다 팟캐스트까지 운영하고 있는 자신감이 있었다. 가뭄의 콩 나듯 댓글이 달리지만 구독자도 수천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자부했다. 


이런 기대와 달리 반응은 차가웠다. 유명 작가가 아니었고 글발이 휘황찬란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도 완독한 사람 숫자가 0에 머무른다는 것은 참혹 그 자체였다.   


거의 넉달간 일주일에 한번씩 공을 들여 썼는데 '좋아요 0'의  처참한 기록을 남겼다 


왜일까. 평소 내 직업을 갖고 생활하고 짬을 내서 쓴다고 했지만, 너무 처참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름의 결론을 내린 게 '독자들이 읽고 싶은 글'을 쓰자는 것이었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읽고 싶은 글'이다. '팔리는 글'을 쓰자는 얘기다. 


아, 그런데 '팔리는 글'을 쓰려면 그 들이 내 글을 살 이유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 내가 갖고 있는 장기나 전문성이 발휘될 수 있고, 그것을 필요로해야한다. 그게 아니라면 내가 브랜드가 돼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마음 속에 쓰고 싶은 글이 있지만, 이를 현실화하려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직업인으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내 본업과 관련성이 있으면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게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자가 하는 일을 궁금해할 사람들. 혹은 기사를 쓰는 노하우를 알고 싶은 사람들이다. 


가장 근접한 이들이 언론사 입사 지망생들. 그런데 이들에게 글 쓰기 교육이나 노하우를 하기란 쉽지가 않다. 워낙에 많은 텍스트북이 나와있어서다. 구태여 여기서까지 지도편달을 받을 필요는 분명 없으리라. 


홍보인을 타깃으로한 글은 어떨까. 보도자료 작성 요령부터, 기자들의 눈에 띄는 요령까지. 혹은 기자 컨택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등. 혹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등. 


그동안 홍보인이 쓴 홍보인용 책이나 글, PR 스토리는 많이 봤다. 블로그에도 많다. 그런데 홍보인과 맞상대를 해야하는 기자들의 글은 거의 못 본 것 같다.  내 글을 읽는 명확한 타깃을 홍보인으로 생각하고 미디어업계에 관심있어 하는 사람들도 같이 읽을 수 있게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그래서 시작하게 됐다. 10년 넘게 묵은 경제기자가 쓰는 업계 이야기다. 가상의 독자는 홍보대행사에 입사해 막 일을 시작한 이들. 글은 써봤는데 보도자료는 써본 적이 없고, 사람은 만나봤는데 기자란 인간들을 상대해보지 않은 이들이다.  


생각해보니 하고 싶은 말도 많고 해주고 싶은 조언도 많을 것 같다. 비록 미천하지만, 의견은 다를 수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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