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풀니스, 맥마인드풀니스

영화 '마일 22'를 보면서 떠올린 짧은 생각

by 천생훈장

2018년에 개봉했고 넷플릭스에 최근에 올라온 ‘22마일’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반전이 있는 첩보 스릴러 액션 영화인데 나름 재미있습니다만, 오늘의 이야기 주제는 영화는 아니고 영화에 나온 주인공들이 사용하는 심리적인 기법과 명상을 보면서 떠오른 생각입니다.


마크 윌버그가 연기하는 특수팀장 제임스 실바는 매우 높은 지능과 판단력을 가진 요원이지만 동시에 일종의 분노조절장애와 사고 비약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완화하는 방법으로 실바는 심리요법에서 생각의 전환을 위해 흔히 사용하는 방법인 팔목 고무줄 튕기기를 일상적으로 사용합니다.

실바가 지휘하는 팀의 호송 대상이 되는 리 누르(이코 우웨이스 분)는 위기 상황에서도 평온하을 잃지 않는 인물이고, 속내를 알 수 없는 미스테리한 인물입니다. 그는 이러한 평온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손가락 마디를 이용하는 명상(아마도 숫자 헤아리기일듯한)을 합니다.


로널드 퍼서라는 작가가 쓴 ‘마음챙김의 배신(맥마인드풀네스, Macmindfulness)-명상은 어떻게 자본주의의 영성이 되었는가’라는 책이 있습니다. 맥마인드풀니스라는 용어 자체는 심리치료사인 마일스 닐이 만들었다고 하네요.
제미나이의 설명에 따르면 이 용어는 명상의 상업화와 얄팍한 즉각적 만족을 비판하는 신조어로, 맥도날드처럼 빠르고 대중화된 마음챙김을 뜻한답니다. 진정한 내면 성장이 아닌, 개인의 이기적 행복이나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도구로 전락한 마음챙김 기술을 지칭하기도 하구요.


마음챙김은 불교 명상인 비파사나(Vipassana)에서 개념 없는 직관적인 관찰을 의미하는 팔리어 ‘사티(Sati)를 매사추세츠 의대에서 근무한 존 카밧-진(Jon Kabat-Zinn) 박사가 번역하고 확립한 용어입니다. 그가 만든 8주 명상 프로그램인 마음챙김에 기반한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 MBSR)은 아주 유명한 프로그램이지요.

이후 서양에서는 마인드풀니스가 일반적으로 명상을 의미하는 용어로 널리 사용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마음챙김으로 번역하거나 그냥 마인드풀니스라는 단어 그대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맥마인드풀니스는 이러한 명상이 윤리적인 성찰이나 훈련 없이 단지 생산성 향상이나 이기적인 욕망의 성취를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현상을 비판하는 용어입니다. 기업이나 학교, 극단적으로는 군대에서 이런 목적으로 명상 훈련을 사용해서 이기적이고 악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는 거지요.

방법은 다르지만 영화에서 두 주인공은 자신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명상적인 혹은 심리적인 기법을 효율적으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역시 효율적으로 사람들을 죽여 나가지요.


명상은 원래 참된 깨달음을 통해 자신과 다른 이들을 모두 행복하게 하기 위한 방법이 아닌가요. 그런데 시장의 놀라운 탐욕과 인간의 이기심이 이제는 명상과 영성의 영역까지도 놀라울 정도로 잠식하고 있습니다. 종교가 그리된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지만요.


마인드풀니스와 맥마인드풀니스의 경계가 어디인지를 명쾌하게 나눌 방법은 있을 리 없겠습니다. 하지만 신의 이름으로 혹은 정의를 명분 삼아서 행해지는 살육과 착취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 각자가 서 있어야 할 자리, 내가 경계 지어서 머물러야 할 자리는 어디인지를 좀 더 깊이 살피면서 살기는 해야겠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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