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월한 죽음

마루와 바보개의 소식을 전해 들으면서

by 천생훈장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반려견인 마루가 저 세상으로 떠났다고 페이스북에 올린 소식 그리고 네이버 인기 웹툰 ‘대학일기’와 ‘독립일기’를 지은 자까 작가가 가족의 반려견인 바보개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고 웹툰으로 그려 올린 소식을 비슷한 시기에 보게 되었다.


마루는 긴 세월 든든한 반려였고(16살이었다고 한다), 고통이나 신음 없이 편안한 표정으로 갔으며 문재인 대통령께서 보기에 그만하면 잘 산 견생이었다고 적었다. 바보개는 17년이나 같이 살았으니 그만하면 오래 살았다고, 어느 순간 약도 밥도 거부하고 잠만 자기 시작한 바보개를 그만 보내주기로 하고 며칠 있다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고 하지만 아직도 자박자박 발소리를 내며 문 뒤에서 걸어 나올 것만 같다고 자까 작가는 그리고 썼다.

반려견에 대한 애정과 안타까움이 가득 담긴 두 분의 글과 그림을 보고 있노라니 나도 왠지 마음 한쪽이 울컥했다. 사랑했던 존재의 상실은 오래 가슴에 품고 삭히면서 천천히 슬퍼해야 하는 일이리라.


하지만 이런 슬픔에도 불구하고, 두 반려견의 죽음은 긍정적인 의미에서 수월했다 싶다. 마루는 산책하다가 스르륵 주저앉아 마지막 숨을 쉬었고, 바보개는 가족의 품에 안겨서 며칠을 보내고 잠자듯이 떠났단다.

평온하고 수월한 두 개의 죽음과 이들을 보내는 가족의 아쉬움과 그리움을 전해 들으면서 문득 내 마지막도 그러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와 사람의 죽음을 어찌 비교하느냐 싶을 수 있겠으나 자신의 생을 잘 살아내고 잘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친다면 사람이나 동물이나 무슨 큰 차이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어쩌면 동물들은 오히려 사람보다 더 자신의 삶을 충실하고 깊게 살아내는 존재들이 아닌가.


임종기 돌봄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는 신중하고 많은 논의가 필요한 일이지만, 존엄하되 수월한 죽음을 바라고 준비하는 일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고 긴급한 일이다. 하루하루 알차고 열심히 살되 마지막이 있음을, 그리고 그 마지막이 내 바램이나 기대와는 다를 수 있음을 자주 기억하는 것, 너무 과하지도 너무 아쉽지도 않게 마지막을 맞이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의 삶을 충만하게 살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일 것이다.


문재인 - 검색 결과 | Facebook

독립일기 :: 네이버 웹툰 (naver.com)


마루와문대통령.jpg 마루와 함께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 문 대통령 페이스북


바보개2.jpeg 자까가 올린 바보개의 마지막에 대한 웹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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