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만이 영양학을 다루어야 한다는 그 오만함과 위험에 대하여
제가 늘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기존 영양학이 수많은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왜 사람들은 여전히 그것을 의심 없이 고수하려 할까, 하는 점입니다.
의사나 영양사가 하라는대로 해도 내 질환이 나아지지 않음에도
우리는 끊임없이 그들이 하라는대로 하고 그들의 지식에 의존합니다.
영양학은 흔히 전문가의 영역으로 여겨집니다.
전문가만이 말할 수 있고, 일반인은 따를 수밖에 없는 분야처럼 다뤄집니다.
하지만 영양은 단지 학문이 아니라
매일의 선택으로 몸에 축적되는 생활이자 경험의 결과입니다.
물론 과학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과학‘만’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을 때,
우리는 오히려 중요한 것들을 놓치게 됩니다.
과학은 신성한 진리가 아니라,
사람이 만들고 해석하는 가설의 집합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람은 언제나 불완전합니다.
역사는 이를 반복해서 증명해왔습니다.
1950~70년대,
저지방 식단은 ‘과학적 상식’이었고
지방은 질병의 원인처럼 취급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그 믿음은
오히려 대사질환을 키웠다는 이유로 비판받고 있습니다.
콜레스테롤을 먹으면 혈관이 막힌다던 믿음 역시
먹는 콜레스테롤과 혈중 콜레스테롤의 상관관계가 미미하다는 사실 앞에서
이미 폐기되었습니다.
식이섬유가 무조건 건강에 좋다는 주장 또한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지 않으며,
일부에게는 장을 더 손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들이
기존 연구들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질문은 이것입니다.
왜 우리는 여전히 ‘현재의 과학’만을 정답처럼 대할까요?
문제는 과학 그 자체가 아니라,
과학을 대하는 태도에 있습니다.
전문가 집단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하도록 요구하는 태도,
그리고 자신들의 이론 밖의 경험을
‘비과학적’이라며 배제하는 오만함.
이것이야말로 영양학을 경직시키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
영양학은 앞으로도 계속 바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영양을 전문가의 손에만 맡겨둘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공부해야 하고,
무엇보다 자기 몸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아무리 권위 있는 전문가의 말이라 하더라도
내 몸이 분명히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
그 말은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의심은 무지가 아니라,
자기 몸에 대한 책임감입니다.
경험은 과학의 적이 아닙니다.
경험은 과학이 놓치는 부분을 보완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입니다.
그리고 진짜 지식은
이론과 경험이 만나는 지점에서 만들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