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존재를 생각하다
사람의 몸은 참으로 신비롭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먹고, 소화하고, 남은 찌꺼기를 배출한다.
그 과정은 너무 익숙해서 특별할 것 없다고 생각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경이로움으로 가득하다.
찌꺼기에는 냄새가 있다.
어떤 날은 별 냄새가 없지만,
또 어떤 날은 지나치게 독해 스스로도 인상을 찌푸리게 된다.
부끄럽고 은밀하게 여겨지는 이 배설의 행위마저도
몸이 제 일을 다 했다는 증거다.
그 모든 기능이, 말하지 않아도 제 몫을 다하는 것을 볼 때
나는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손길이
몸 안에서 조용히 일하고 있다고.
우주도 그렇다.
별들이 부딪치지 않고 떠 있고,
계절은 순서대로 오가며,
지구는 일정한 속도로 돌고 있다.
그 거대한 공간이 철저한 질서 속에 움직이는 것을 보면
혼란과 무질서가 아니라,
정교한 의도와 법칙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낀다.
몸 안에서,
우주 바깥에서,
나는 신의 흔적을 본다.
신은 어떤 분일까.
왜 인간의 몸을 이렇게 섬세하게 설계하셨을까.
왜 이토록 복잡한 우주를 만드셨을까.
그리고 왜 우리를 그 안에 놓으셨을까.
신은 때로 너무 멀게 느껴진다.
기도해도 대답이 없을 때,
병들고 고통스러울 때,
사랑하는 이들을 잃고 허무해질 때면
정말 신이 계신 걸까, 묻게 된다.
하지만 다시 몸을 생각하게 된다.
내가 의식하지 않아도 숨쉬는 폐,
먹은 것을 가르고 흡수하는 위와 장,
피를 끊임없이 보내는 심장.
이토록 정교한 생명체가
어쩌다, 우연히, 저절로 만들어졌다고는 믿기 어렵다.
나는 믿는다.
신은 멀리 계시지 않고,
우리의 몸 속 깊은 곳에서 조용히 살아 계신다고.
질서 속에 머무는 손길,
우주를 감싸는 이치 속에서
그분은 오늘도 말씀하신다.
죽음 이후에야 신을 알게 될까?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지금 이 몸으로도
조금은, 아주 조금은
그분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