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규형 Apr 10. 2024

걸음마

몸을 뒤집고

조금씩 기어가고

그러다 일어선다.


일어섰다 넘어졌다

엉덩이가 아파도

아기는 일어선다.


그렇게 한 발을 내딛기까지

아기는 수많은 노력을 한다.

한 번의 포기 없이.


걸음마를 시작하고

조금씩 걷는다.

그리고 점점 속도를 높여

달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아기는 한 번도

쉬는 법을 배우지 않는다.


그렇게 수많은 발을 내디딘

어른도 수많은 노력을 한다.

수많은 포기와 함께.


뛰다 넘어질까 두려워하고

넘어져도 아프다고 울지 못한다.

그리고 점점 속도를 낮춰

앉고 눕고 그렇게 뒤집던 때로 돌아간다.


그렇게 어른의 마음은 

깊이깊이 쌓여만 간다.


걷기를 열망하던 우리는

다시 뒤집기로 돌아가

이상한 마음만 쌓아간다.


가끔은

정말 가끔은

아기처럼 살아봐야겠다.

아기처럼 열망하고

한 번의 포기 없이

수많은 도전을 하고 싶다.

어른이 되었으니

쉬는 법을 배우는 걸

추가하겠노라 다짐한다.


아기는 어른이 되길 꿈꾸고

어른이 된 나는 아기가 되기를 꿈꾼다.

그렇게 오늘은 다시 걸음마를 해볼까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을에 쓴 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