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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리 Feb 09. 2019

3人 3色 '공유스쿠터'

버드(Bird), 라임(Lime), 스핀(Spin)

'스타트업 M부터 A까지'는 인수/투자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 드립니다

공유경제는 우리의 삶의 방식을 빠르게 변화시키며, 우리 생활 속에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공유경제로 대표되는 기업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숙박공유 AirBnB, 차량공유 Uber, 공간공유 WeWork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각각의 영역에서 파괴적 혁신을 통해 기존 산업의 game changer로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중 가장 강력한 파급효과를 가진 산업을 꼽으라면 단연 Uber를 필두로 한 모빌리티 분야일 것입니다.


환경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차세대 교통수단으로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실 퍼스널모빌리티가 환경 문제에 대한 대안 중 하나로 표현되는 것은 브랜딩을 위한 포장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퍼스널모비리티 시장이 급성장한 데에는 '공유경제' 즉, 가격 대비 효용성(가성비)가 경제활동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퍼스널모빌리티란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1인용 이동수단으로 전동 휠, 전동 킥보드, 전기자전거, 초소형 전기차 등이 있습니다. 오늘은 스타트업 M부터 A까지의 첫 번째 이야기로 '전동킥보드인 공유스쿠터'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합니다.


 공유스쿠터란?

공유스쿠터란 최대 25km까지 달릴 수 있는 전동 킥보드입니다. (스쿠터라고 말하면 오토바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스쿠터라고 표현하더라고요) 어릴 때 킥보드 한 번쯤은 타보셨죠? 초등학생도 타는 킥보드! 조작도 매우 간편합니다. 올라타서 핸들만 돌리면 됩니다. 이용하는 방법도 매우 간단합니다. 앱으로 주변에 위치한 스쿠터를 찾은 다음에 QR코드를 찍어 대여를 하면 됩니다. 이미 앱을 통한 대여와 반납이 익숙한 10 ~ 20대에게 식은 죽 먹기입니다. 공유스쿠터의 핵심 서비스는 '반납'입니다. 공유스쿠터를 대여한 곳이나 지정된 장소에 반납하는 것이 아닌 정해진 주차공간 없이 길가에 세워두기만 하면 됩니다.


1. 공유스쿠터의 선두주자 '버드(Bird)'


우리나라는 특히 서울은 대중교통이 매우 잘 갖춰진 도시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대중교통은 미국 시민들을 충분히 만족시켜주지 못합니다. 이런 사용자의 수요를 첫 번째로 저격한 업체가 바로 '버드(Bird)'였습니다. 버드는 2017년 9월 미국 산타모니카(LA) 지역에서 테스트와 운영을 시작한 후로 급속하게 성장해 미국뿐 아니라 유럽, 그리고 아시아까지 100여 개가 넘는 도시에서 운영 중이며, 지난 9월 이미 천만 라이드를 달성했습니다.




버드는 역사상 가장 최단기간에 유니콘이 된 회사인데요, 설립한지 1년만에 1조 원이 넘는 기업 가치의 유니콘이 되었습니다. 1년만에 1조 라니.. 최소한의 규제로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비즈니스 시장에 내놓고, 이를 단기간에 성장시키는 미국의 저력에 다시 한번 놀라움을 느꼇습니다.


버드를 이끄는 사람은 우버(Uber)의 임원이었던 Travis VanderZanden으로 우버의 라이벌인 리프트(Lyft)의 임원이기도 했습니다. 버드는 '18년 6월까지 4억 1,500만 불(약 4천6백억)을 유치하며 2조 원이 넘는 벨류를 받았습니다.


※참고. 버드가 제공하고 있는 킥보드는 샤오미의 나인봇 'M365'모델이며, 최근 국내에서 공유스쿠터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킥고잉'이라는 스타트업도 해당 모델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 우버(Uber)의 전략적 파트너 '라임(Lime)'


라임은 텐센트와 펩시, 금융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두 명의 중국인 Toby Sun과 Brad Bao가 2017년 1월에 설립한 회사입니다. 재밌는 점은 초기에 라임은 공유자전거로 사업을 시작했다가 공유스쿠터에서 가능성을 보고 빠르게 사업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아무래도 중국을 대표하는 모빌리티 기업으로 공유자전거인 ofo, mobike가 있었기 때문에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을 미국에서 시작하고자 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라임은 '18년 7월 3억 3,500만 불(약 4천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는데요, 구글벤처스와 우버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구글벤처스는 라임의 기업가치를 약 1조 원 규모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버는 넥스트 비즈니스로 공유스쿠터를 선택했고, 공유스쿠터 비즈니스를 직접 진출하는 것이 아닌 전략적 투자라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최근 우버는 우버 앱을 통해 라임의 전기스쿠터와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는 서비스와 공동 브랜딩 등 다양한 파트너십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라임 투자 이후 CNBC에서 레이첼 홀트 우버 부사장은, "라임에 대한 투자는 우버가 '원스탑' 운송수단이 되려는 비전을 향한 또 다른 한 걸음이다. 우버 앱에 라임을 추가해 우리 소비자들은 도시를 좀 더 쉽고 빠르게 돌아다닐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우버는 작년 1월 자전거 대여 서비스인 점프(Jump)와도 비슷한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3개월 만인 4월에 인수한 바가 있어 향후 라임을 인수하기 위한 전략은 아닌가 조심스럽게 예측해 봅니다.



3. 자동차회사 포드(Ford)가 인수한 '스핀(SPIN)'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중에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앞서 투자하고 있는 회사를 꼽으라면 단연 GM과 Ford일 것입니다. 포드는 2016년 모빌리티 분야의 디자인, 연구개발, 투자를 전담할 자회사 '포드 스마트 모빌리티'를 설립하고, 커넥티비티, 모빌리티, 자율주행, 고객경험, 빅데이터 등 새롭게 떠오르는 분야에서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셔틀버스 공유 서비스인 체리엇(Chariot)과 아르고(Arogo AI)와 같은 신생기업을 인수 및 투자 하고 있으며, 공유자전거 스타트업 모티베이트와 제휴를 맺고 자전거 공유 플랫폼 '고바이크(GoBike)' 를 출시했습니다.



2018년 11월 8일, 포드는 전기스쿠터 공유 업체인 스핀(Spin)을 인수했습니다. 스핀은 북미 13곳의 도시 및 캠퍼스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앞서 버드나 라임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서비스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버드와 라임이 이미 막대한 자본금을 업고 사업을 확장시키는 가운데에 정확한 인수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새로운 투자처가 필요한 스핀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제안이었을 것입니다.



오히려 이번 투자를 통해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포드의 강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포드는 넥스트 모빌리티에 대한 준비로 유저와 플랫폼, 사용자 데이터가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공유스쿠터 사업을 통해 수익을 확보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꽤 오랜 기간 동안 투자금이 투입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버와 리프트가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가운데에 포드로써 최선의 판단을 내린 것이라 생각합니다.




공유스쿠터라는 하나의 사업모델에 대해 독자적인 행보를 모색하고 있는 '버드(Bird)', 우버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기대되는 '라임(Lime)', 포드 인수를 통해 고객/생산/유통/마케팅 등 전통적인 영역에서 탁월한 강점을 갖게 될 '스핀(Spin)'까지, 앞으로의 3人3色 전략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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