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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귤 Nov 14. 2018


영화 <샘>의 인물 그리고 공간


안녕하세요. 11월 29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샘>의 감독 황규일입니다.

이번 브런치를 통해 저와 최준영, 류아벨 배우가 순차적으로 영화 <샘>에 대한 각자의 이야기를 할 예정입니다. 개봉 전에 글로써 관객 분들을 먼저 만나 뵙게 되어 너무 반갑습니다. 제가 1화와 4화 연재를 맡게 되었는데요. 1화에선 인물에 대한 소개. 4화에선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글만 쓰면 재미가 없을 테니, 종종 현장 사진도 사이사이에 보여드리면서 풀어볼게요.

 (참고로, 저희 현장 사진은 당시 스텝, 배우들이 직접 휴대폰으로 찍은 걸로 화질은 조악하지만 저희들에겐 몇 장 남아 있지 않은 매우 소중한 사진이라는 점 먼저 말씀드립니다.)



1. 영화 <샘>의 인물들

영화 <샘>에  등장인물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신 나오는 인물 한 명 한 명의 비중과 역할은 크다고 볼 수 있겠죠. 두상이라는 인물이 어느 시골 병원에서 나와 상경하면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그는 안면인식 장애가

있는 상태로 첫사랑을 찾기 위해 올라가게 되죠. 그러면서 각 인물들과 조우하게 됩니다.



1-1. 마두상, 그는 누구?

 어쩌면 이 이야기는 두상이의 첫사랑 찾기 고군분투기, 혹은 여정이자 모험적인 이야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순하죠? 마두상이라는 캐릭터는 요즘 보기 드문 유형의 캐릭터입니다. 요즘이 어떤 시대인데 첫사랑을 찾겠다고 아픈 몸을 이끌고 서울까지 가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두상은 어쩌면 영화 고래사냥(1984)의 병태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다만 사회와 시대가 많이 달라졌죠. 

사진1) 두상이  병실에서 안면인식장애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씬입니다. 촬영의 첫 회차이고,  최준영 배우님 왼편엔 의사 가운을 입고 있는 김평조 배우님입니다.


1-2 마두상 그리고 최준영

샘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영화로 소소하게 진행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자연스럽게 같은 학교 연극원 출신 배우들과 하게 되었는데요. 당시 최준영 배우님은 연극 위주로 활동을 했고, 우연히 연극을 보고 미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알았지만 최준영 배우님이 해병대 후임이더라고요. 순수하면서도 어디 가도 주눅 들지 않는 그의 당당함이 전 참 보기 좋습니다. 

사진2) 잠깐 쉬는 타임에 스텝들과 각자의 유연성으로 게임하며 장난치는 사진입니다. 이 사진을 꺼내든 이유는 최준영 배우님이 큰 키에도 불구하고 유연성이 상당히 좋습니다.


이왕 말 나온 김에 과거 연극원에서 최준영배우님이 마임발표했던 영상인데요. 그의 탁월한 유연성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2-1 도대체 종잡을 수 없는 그녀들

두상이 상경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 모험극은 차례로 3명의 여자들을 만나게 되면서 더욱 흥미진진해지게 됩니다. 물론, 첫사랑 샘을 찾겠다는 목적이 있었으니 당연히 벌어질 줄 예상할 수 있는 수순인데요. 문제는 두상에겐 샘으로 보이는 세 명의 여자가 등장했다는 사실입니다. 옆방 그녀와 일본인녀, 그리고 피아노과 그녀입니다. 두상은 이들과 각기 다른 방법의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브런치 글에선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옆방 그녀와 일본인녀에 대한 부분만 언급토록 하겠습니다. 


2-2 옆방 그녀?? 

두상과 처음에 맞닥뜨리게 되는 옆방 그녀는 집 보증금 문제가 잘못되어 당장 자신의 집에 쫓겨날 위기에 처한 인물입니다. 또 밤마다 무슨 일을 하는지 나갔다 하면 새벽에 들어오기 일쑤입니다. 그러면서도 학교는 꾸준히 나가고, 수상한(?) 레슨도 받기도 합니다. 그녀는 두상과는 다르게 철저하게 현실에 발을 딛고 서있는 인물입니다. 

사진3) 가끔씩 특이한 장비가 보이거나 그러면 촬영 감독님께 문의 후 저렇게 한번씩 어깨에 메어 봅니다. 호기심 많은 그녀. 류아벨.


2-2 일본인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했을 때 많은 분들이 일본인녀를 좋아했습니다. 자막도 없는데 우리는 왜 그녀의 매력에 빠지게 될까요? 아마도 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 남녀가 각자의 진심을 드러내고 둘은 사랑의 대화를 하게 된다는 지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진4) 일본인녀가 되기 위해 매번 현장에서 미리 머리를 만지고 있는 류아벨 배우님


2-5 그녀들과 류아벨

사실 조금만 대화를 해봐도 이 친구가 어떤 친구인지 감이 올 정도로 좀 분명한 구석이 있습니다. 전 그 부분을 좋아했고요. 대부분의 작가들은 시나리오를 쓸 때 주변 인물이나 혹은 유명한 배우들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쓰기 마련인데, 저의 경우 샘을 쓸 당시에 류아벨 배우님을 떠올리면서 썼습니다. 결국엔 시나리오가 주인을 잘 찾아간 것 같습니다.



3-1 편의점의 파수꾼, 반성중

왼손을 깁스한 반성중에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단지 그는 얼마 전 사랑했던 사람에게 청첩장을 받았다고 설명합니다. 이후 두상을 도우며 자신은 묵묵히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며 다양한 여러 손님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의 재치는 극 중에서도 특이한 유머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3-2 반성중, 조재영

조재영 배우님 포함 위의 두 명과는 모두 동갑내기들입니다. 처음부터 이 셋은 최대한 동갑으로 하고 싶었던 건 제 바람이었는데, 그렇게 되었어요. 조재영 배우님이 연기하실 땐 웃음이 나서 쳐다보질 못 하겠더라고요. 제 웃음소리 때문에 NG가 났던 적도 있거든요.


사진4)  촬영 중간에 진짜 손님이 편의점을 찾았고, 이에 당황하지 않고 조재영 배우님이 물건을 결제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의 애드립이 저런 순발력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배역들 다 소개하면 좋겠지만 지면 관계상 어쩔 수 없네요. 다만 한 가지를 말씀드리면, 샘에 등장하는 모든 배우들은 대부분 두 번 이상은 출현을 하게 되는데요. 처음에 이야기를 쓸 때부터, 모든 인물을 두 번씩 등장시키는 걸 고려했었습니다. 본인의 다른 모습을 다른 공간에서 보여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마지막으로 아쉬우니까 사진 한 장 올리고 이만 물러갑니다. 


사진 5) 뭔가 여유로워 보이죠?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공식 촬영 일정이 끝난 다음날입니다. 정말 소풍 가는 기분으로 필요 인원만 모였습니다. 왼편에 머리만 보이는 준영 배우님은 교복에 가발을 쓰고 계시고, 류아벨 배우님은 교복을 입고 열심히 화장을 하고 있네요. (오른편의 교복녀는 저희 스텝입니다^^;;) 류아벨 배우님 뒤편엔 촬영 감독님. 뭔가 주변에 있어야 할 큰 장비들이 안 보입니다. 이날 촬영은 촬영감독님 아이폰으로 했거든요. 도대체 이들은 왜 모여 무슨 일을 벌이는가? 영화 중후반 육교 위에서 두상이 이 장면에 대한 힌트를 던지기도 합니다! 영화를 보시면 알게 될 겁니다 :-) 




다음 연재는 영화 개봉 이후가 되겠네요. 그땐 스포일러의 부담을 벗어던지고, 더 많은 정보로 이야기를 채우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질문 있으신 분은 댓글로 남겨 주시면 제가 다음 연재할 때 그대로 받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일주일 뒤, 최준영 배우님 연재가 있을 테니 기대해주세요.

옹달샘같이 작고 아기자기한 영화 <샘> 쉽고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많은 관람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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