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없는 일상이 너로 가득 찼다.

무너지고 나서야, 너였음을 알았다.

by 결의

“좋아해.”
그 한마디를 깨닫는 데 참 오래도 걸렸다.


“좋아해.”
그 말을 인정하는 데는 참 많은 일이 필요했다.


“내가 좋아? 왜?”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에 대해 뭘 안다고.

혹시 단순한 외적 끌림일 뿐이라면?
그건 진짜가 아니라고, 스스로 되뇌었다.

인정할 수 없었다.


밀어냈다. 또 밀어냈다.
최대한 날카로운 말들로 그들의 마음을 찔렀다.
나는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허상을 갖지 말라고.


그런데, 그렇게 상처를 준 건 분명 나였는데—
이상하게 내 마음이 더 아팠다.
‘그러게… 나 좋아하지 말랬잖아.’
아리다.




왜일까. 너무 웃어서 그런 걸까.

“왜 저만 보면 웃어요?”
그가 무심히 던진 말이 내 안에서 울렸다.


‘내가 그렇게 많이 웃었나?’
몰랐다. 웃고 있는 줄도 몰랐다.
이상하게도 마음이 아팠다.
웃고 있는데, 아프다.


그가 던진 한 문장이 자꾸 맴돌았다.
잊지 않으려 계속해서 떠올렸다.
그의 웃는 얼굴이 익살맞아서, 그 모습이 좋았다.
힘들 땐 그 장난스러움이 날 위로했고,
기분 좋을 땐 그 미소가 내 기분을 더 끌어올렸다.


하나, 둘.
너 없는 나의 일상이 너로 채워졌다.
들키고 싶지 않아, 괜스레 꼭꼭 숨겼다.
너의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며다가, 앞에서는 무뚝뚝하게 굴었다.


내 일상에 네가 사라지지 않도록
오롯이 나만의 공간에 너를 저장했다.
너는 모르는 너의 모습을.




“나를 좋아해? 왜?”
... 어... 어...?

그냥, 네가 좋아.

너의 얼굴, 너의 말투, 너의 웃는 모습, 너의 태도, 일할 때의 모습, 나에게 장난치며 웃던 눈빛, 너의 걸음걸이 옷 스타일, 너의 손, 사소한 동작 하나하나까지.


그냥 그래,
너의 모든 모습이 나에겐

작은 행복이야.


“... 미안해. 나는 너를 잘 모르지만, 그래도 좋아해.”


“넌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그건 진짜 좋아하는 게 아니야. 그저 외적인 모습에 끌린 것뿐이야.”


그동안 쌓아 올린 벽이 산산이 부서졌다.
조용히 무너진 게 아니었다.
마치 쓰나미처럼.
나를 휩쓸고, 흔들고, 남김없이 쓸고 갔다.


아프다.


그럼에도, 그 마음을 담아
진심을 다해 말해본다.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