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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ul Aug 12. 2021

잊혀지지 않는 석형과 송화의 대사

석형 : 그래도 나, 노력한 거 맞지?


송화 : 아니. 네가 무슨 노력을 했니? 그건 노력한 게 아니라 회피한 거지.

차라리 왜 훔쳤는지 캐물어보고 싸우는 게 노력이야. 너 아무것도 안 한거야.

수면제는 왜 이렇게 많이 먹냐, 정신과 상담은 어떠냐. 이렇게 물어보고 얘기를 해봐야지.

고민만 하고 생각만 하는 게 그게 무슨 노력이고 해결책이니.


석형 : 넌 참 어떻게 모르는 게 없니. 나도 알아. 사실 나도 내가 문제인거 잘 알거든. 그래서 그 부분만 쏙 빼고 얘기했는데 어떻게 넌 그걸 귀신같이 잡아내냐.

넌 가끔 800살 같을 때가 있어. 나 성격이 왜 이럴까. 쫄보에다가 힘든 일 괴로운 일 생기면 도망치려고만 하고. 어른이 덜 됐어. 미성숙한 인간이야.


송화 : 자신의 문제를 정확하게 인지한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이야.

문제점을 알았으니 이제 해결책을 줄게.


석형 : 사람을 쥐락펴락하는구만.


-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5화 中 -




슬의생2 5화를 보고 난 후 거의 한 달이 흘렀다. 그런데도 석형과 송화의 대화가 잊혀지지 않는다.

석형의 엄마도 잘못이 크지만, 석형 또한 상대를 위한다는 포장 뒤에 숨어서 넘어가지 말아야 할 문제를 직면하지 않고 회피한 잘못도 큰 건 사실이다.


석형은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후회한다.

엄마보다는 자신을 더 못 믿어서 같은 문제가 반복될까봐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는 것을 포기하고 있다.


그런 석형이 답답하면서도 안쓰럽다.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이해하는 척 하고, 화내지 않고, 속으로 할 말을 삼키는 게 착한 건줄 알고 그렇게 위선을 떨며 회피했던 예전의 나를 보는 것 같아서 그런 것 같다.


송화의 충고로 석형의 자라지 못한 부분이 성장해서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다시 사랑을 하길 바란다.

또한 소중한 인연을 또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석형과 같은 사람들이 송화와 석형의 대화를 통해 변하고 성장하며 더는 가까운 사람들과 스스로에게 상처주지 않고 소중한 인연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행인 점은 그 뒤로 석형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거다.

앞으로 석형이 어떻게 성장할지 기대된다. (더불어 러브라인도.)


+ 위의 대사 외에도 가슴에 남는 대사가 참 많은 드라마다. 슬의생2는 어찌보면 판타지일 수도 있겠지만, 늘 위로받고, 깨달음을 얻고, 공감도 하며 잘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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