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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사잡썰

반재명연합의 18로 제후들...

by 심준경

솔직히... 이런 개노잼 대선은 처음 본다.


성인되고 본 대선은 대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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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vs 문재인 (vs 안철수) 구도의 대선 => 국외에 살았고, 당시는 유튜브 시대도 아닌지라 보지를 못했다.


2011년의 반MB정서를 보고 갔는데, 2012년에 총선과 대선 다 여당이 이기는 걸 보고 놀랐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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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대선은 5자구도 2017 대선


문재인 대세론이 강했지만, 그래도 나름의 볼 거리는 많았다.


사실상 본선만큼 주목받은 문재인 vs 안희정 vs 이재명


그때도 탄핵 대선인지라 전임 여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지를 두고 말이 많았다.


그 다음은


문재인 vs 홍준표 vs 안철수 vs 유승민 vs 심상정


어차피 승자는 정해져 있었으나, 5명 다 캐릭터가 있어서 토론 보는 재미도 있었다.


다만 5명이 다 의제가 너무 갈려서, 캐릭터를 보는 느낌만 있었다.


어차피 승자는 정해진 느낌의 본선인지라...


오히려 홍준표와 심상정 사이의 다툼이 더 재미있었다.


노조를 보는 두 개의 시각, 그리고 홍준표 돼지발정제 사건에 대한 심상정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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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재명 vs 윤석열


전정권 노선 비토 vs 기본소득 담론의 느낌이었다.


뭐, 솔직히 관심은 크게 없었다.


뭐 당시는 내가 우울증 최절정기이기도 했고,


2019년 이후에 정치는 더더욱 관심을 끊었다.


관심이 없긴 했으나, 담론은 나름은 충분히 논의할만 한 것들이었으나.


양 후보의 끊임 없는 스캔들과, 양 후보의 끝없는 실언이 많은 걸 가린 선거였다.


윤: 극빈의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를 뿐 아니라 자유가 왜 개인에게 필요한지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


명: “우리도 (한국이) 기축통화국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정도로 우리의 경제 체력은 튼튼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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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로지 이재명 후보의 내란 프레임 vs 여러 군소 후보들의 반 이재명 구호만 난립하는 선거다.


그 과정에서 나의 상식에서는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그림도 펼쳐졌다.


4월 4일 탄핵 다음 주말의 우원식 국회의장의 개헌 제안에 대한 반응 => 내란 진압이 우선이다.


잉?? 일단 기소된 내란죄 혐의는 12월 4일에 끝났는디요??


뭐... 그래... 양보해서 진압해야 할 내란에 대한 개념이 다를 순 있지.


며칠 후 => 대권 도전을 위해 당 대표직 사퇴


뭐야??? 내란이 진압이 안 되었다며???


그런데 국가에서 민주적 정당성이 가장 큰 자리 중 하나인 제1당의 대표를 공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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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에 내란이란 말을 상대를 공격을 위한 말로 사용 가능하다니...


언어의 인플레가 심각함


문재인 시대 + 윤석열 시대의 대충 양쪽에서 욕듣는 포지션이


종북 좌파 + 토착 왜구 = 종북 왜구


라고 자조가능하다면


다음 시대에는 더 편하다.


반국가 세력 + 내란 세력 => 반국가 내란 세력


아주 입에도 착착 붙고, 말도 모순적인 느낌이 안 나고


딱~~ 좋다~~~


반국가 내란 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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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진짜 무능한 상대방들..


18명쯤 되는 사람들이 우루루 출마선언을 했다.


그리고 핵심 메시지는 죄다 "이재명을 막아야 한다"밖에 없다.


이번 대선의 구도는 참 쉽게 정리된다.


삼국지연의의 초입에 나오는 '반동탁연합'의 18로 제후를 따서


반재명연합의 18로 제후들... 되겠다....


실제 18로 제후의 면면을 살피면, 실제로 싸워서 이길 궁리할 사람 별로 없었고,


어떻게 이 내부에서 왕초가 되느냐가 더 관심 있었던 사람이었지 않는가?


그냥 이곳은 반재명연합의 18로 제후...


한동훈 전 대표, 나름대로 잠수를 오래 타길래


뭐, 많이 준비하고 나오나 보다 했다.


근데 이건 뭐...........


출마선언을 들어보니


1. 시대교체 (서태지 드립)

2. 이재명 비판

3. 사회적 수용이 불가능할 것 같은 개헌안 혼자 주창함

4. 그 다음은 대충 오즈의 마법사 같은 판타지 세계를 만들어드리겠습니다!


이 느낌이로군요.......


18로 제후 중, 공손찬 드립니다.


공손찬 : 북방 이민족과 다투며 기마 부대의 탁월한 운용으로 이름을 날림. 그것을 바탕으로 혼자만의 거창한 꿈을 꾸었다. 그러나 큰 전략적 목표 수립 없이 기마병만 믿고 모든 걸 대충 처리함. 근시안적인 안목과 기마병을 바탕으로 한 과한 자뻑으로 자충수만 두다 멸망.



내란 세력 vs 민주 세력의 구도로 가져가려면, 걍 무조건 현실적인 개헌에 대한 의지를 보여야 했다.


그러면 프레임 전환이 가능했다.


대한민국에서 양원제를 도입하겠다는 주장을 혼자 똭 내어놓으면 사람들이 감동할 줄 알았나 보다.


200석이 합의 가능하게 자기 임기 3년 줄이겠다 + 나머지는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하고


공론화 작업을 걸쳐 현실적으로 이러저러한 일정으로 가겠다.


뭐든 함께 논의할 의지가 있다.


갔어야지 개헌 프레임으로 내란 프레임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검사 다음에 또 검사는 쪼끔,... 은 자신이 생각하는 검찰 개혁 아젠다를 끌고 오고


그러면 또 볼만한 싸움을 만들 수 있다 생각했다.


하여간에, 대권 도전 쉽게 생각하는 사람은


유권자를 쫄로 안다. ㅋㅋㅋㅋㅋ



공손찬처럼, 뭐, 나름 검찰에서 이름 날렸던 걸 바탕으로 혼자만의 거창한 꿈을 꾸었다. 그러나 큰 전략적 수립 없이 나 잘 났소!만 생각하며 검찰에서처럼 지식 자랑만 하다가 망함.... 뭔 해리 포터급의 판타지가 아니라 혼자 마블 유니버스급의 판타지 월드 건설이 가능하다 생각함.


그리고 당신이 젊은 시절에 듣던 서태지의 시대유감과, 에스파의 시대유감이 어떻게 다른지를 보시라...


나름 젊은 세대 트렌드 연구 자랑하려고 '아주 보통의 하루' 하나 넣으셨더군요.


젊은 세대가 꿈꾸는 아주 보통의 하루가 어떤 건지는 에스파의 시대유감 뮤비가 보여준다.


당신의 톤은 서태지의 시대유감 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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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유비는 공손찬의 일파 중 한 명으로만 나온다.


친한계로 분류되었다가 요새 따로 놀게 된, 김상욱 의원에게 유비 포지션 드리겠다.


그래도 미래의 나쁘지 않은 포지션의 정치인으로 성장하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근데 술이 식기 전에 화웅의 목을 베어올 관우는 안 데리고 오셨네...


그러니 이번 반재명연합군의 18로 제후 분들은 실패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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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우리 반동탁연합군, 최고의 어그로꾼


원술 포지션 누가 가지시려나?


사세삼공 가문의 배후, 그리고 멀쩡한 허우대로 한때 원소 보다 세력이 컸다던 원술.


바로, 윤심의 배후를 가지신 걸로 암시되고 있는 나경원 의원되시겠다.


두 사람의 극적인 화해는 참....


원술... 철지난 말만 하면서 가문빨로 살아가려다가


나중에는 약탈경제로 살아가시는 몸...


극단적 친윤 군중과 손을 잡은 나경원 의원과 뭔가 비슷하지 않은가?


출마선언에서도 참... 철지난 말만 하더라... 체제전쟁이라뇨....???


우리 지금 6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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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그 명분상 반동탁연합군의 수장으로 되신 분은 누구일까?


거, 뭐, 쉽습니다.


걍, '정통 보수'의 정론지로 불리우는 조선일보만 보시면 됩니다.


https://www.chosun.com/politics/politics_general/2025/04/11/O4RDCU45OFACVKCUUPPTFUOGNY/


한국 갤럽에 대한 기사인데, 한덕수 총리, 심하게 띄워주신다.


무려 도날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과 온화한 미소로 통화하시는 한덕수 총리의 사진을


한국 갤럽의 대권 여론조사에 대한 기사의 사진으로 띄워준다.


그렇군. '정통보수' 정론지에서 대빵으로 낙점하신 것은 한덕수 총리


그러니 원소 포지션은 한덕수 총리되시겠다.


뭐지? 요즘 보수 정치인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난가?병'에 걸리신 건 알았는데


이 반재명연합에서는 벌써 원소 포지션까지 먹으셨네.


근데 입당은 안 하심.


원소도 도착 못한 반동탁연합.


아니, 안량과 문추가 도착 못한 건 봐주겠는데, 원소도 도착 못했네....


이 반재명연합은 오합지졸의 묶음다발 느낌으로 등장하는 반동탁연합보다도 오합지졸...


그렇다... 이 연합의 목표는 절대 성사 안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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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오세훈 시장은 그래도 현직 서울시장 프리미엄으로 주변에 인재풀은 확보해두었겠지...


그러므로 연의상으로는 인재풀을 확보해둔 조조 포지션 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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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여론조사상 보수 1위 후보, 김문수 후보.


홍준표 시장에게 '탈레반' 소리도 들었다.


박성태 사람과 사회 연구실장에게는 '올곧게 극우' 소리 들었다.


그렇다면, 18로 제후 중에 가장 탈레반스러운 이미지를 가진 공융 포지션 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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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시장, 뭐, 나중에 이름을 그래도 날릴 사람 포지션 중에서는


흐음.....


대충, 저기, 손견 포지션 하나 남은 것 같다.


어랏, 손견은 반동탁연합군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 마지막 등장이 아니었나...?


이제 그만 나오실 때가 되신 것 같아요....


바람을 담아 손견 포지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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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농담 따먹기 식의 글이라,


차마, 뭐, 그래도 보수 중에서는 발언권을 얻었으면 하는 유승민, 안철수에게는 못 하겠다.


많은 출마 선언한 사람들 대충 시도지사가 이름 알리려 한 거니까,


뭐, 지방토호들이 이름 올린 거랑 비슷한 느낌....


그런데 그냥....


반동탁연합군에 대한 후세의 평가는 다음과 같다.


연합의 상태는 매우 좋지 못했는데, 애초에 동탁 몰락 이후의 목표를 제대로 정하지 않았고[19] 맹주로 부임한 원소가 모든 군벌들을 아우를 정도의 역량이나 실권도 없었다.[20] 결국 반동탁 연합의 의의는 한나라 구원보다는 수많은 군웅들이 서로의 탐욕만을 알아보고 군웅할거의 시대를 열었다는 것뿐이다.

-나무위키, 동탁 토벌전 문서 중 평가 항목.


왜 평가가 이리 박한가?


사실 189년 12월~191년 2월까지만 동탁과 싸웠고 그 이후부터는 동탁과 싸운 기록이 없으며 서로 싸운 기록만 남아있다. 이들이 토벌하려 했던 동탁은 반동탁연합군이 아닌 장안에서 왕윤에게 설득당한 여포의 배신으로 살해당하고 그를 죽인 여포 또한 동탁의 잔당인 이각, 곽사에게 쫓겨나 각지를 방랑하는 신세가 된다.

이렇게 반동탁연합 내부의 사정은 복잡하게 꼬여서, 원소-조조-유표를 맹주로 한 원소파와 원술-공손찬-도겸을 맹주로 한 원술파가 서로 대립한다.[18] 원술은 유우의 아들을 잡고, 공손찬은 공손월을 보내어 원술과 연합한다. 원소는 주우를 예주자사로 삼고 주앙을 보내 손견의 보급로인 양성을 친다. 처음엔 손견과 공손월이 패하고 공손월이 죽었지만 이후 싸움에선 손견이 승리해 주씨 형제를 몰아낸다. 공손찬은 공손월의 죽음에 크게 노해 대군을 이끌고 기주로 내려오지만 이미 원소가 기주를 점령한 상태고 이후 공손찬이 유우와의 관계가 악화되어 유우를 죽이자 원소가 공손찬과 하북의 패권을 놓고 다투게된다. 한편 손견은 원술의 명으로 유표를 공격해 몰아붙였다가 유인책에 빠져 전사하고 조카 손분이 잔존세력을 이끌고 원술에게 돌아갔다.

반동탁연합이 원소파-원술파 둘로 나뉘어 내전을 벌이며 자연히 해체되고 이후 계교 전투, 서주 대학살 등이 이어져 난세가 찾아오며 동탁 사후 중앙정부의 힘이 약화되자 이를 계기로 각지에서 군웅들이 저마다의 야망을 품고 할거하게된다.

-나무위키, 동탁 토벌전 문서 중 해체 항목.


서로 원하는 목표도, 정세 인식도, 다 다르지만 반 이재명 하나로 뭉쳤고, 이번에 대충 하다가 서로 갈라서지 않을까 싶다...


어찌 되었건, 이번 대선용으로라도 간판갈이 필요하실텐데


당분간 '반재명연합'으로 당명 변경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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