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딥페이크 성착취물의 문제를 남자와 여자의 문제로 놓고 남자를 무조건 가해자에 동조할 수 있는 잠재적인 집단으로 놓는 식의 담론은 거부한다.
여성들이 이번 사태에서 모두 잠재적 피해자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이, 남성을 모두 잠재적 가해자로 놓는 식의 담론으로 만들어지는 그러한 사태가 만들어지길 원하지 않는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익명의 남성 커뮤니티를 보았던 경험을 말하면서 한국 남성들의 무의식을 통으로 욕하는 듯한 게시글을 본 적도 있다.
그러나 명확히 해야 할 것은 그들은 한국 남성의 일부라는 점이다. 동성 기반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매일 같이 활발히 활동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적어도 나는 그러한 활동을 하지 않으며, 나와 친하게 지내는 사람(그리 많진 않지만)들은 대다수가 그런 활동을 하지 않는다.
내가 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이라곤 얼룩소가 전부다.
내 주변인 중에서 가장 남성성이 강한 사람, 혹은 한국 남성의 분위기를 가장 많이 풍기는 사람, 약간은 마초의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은 친형이다.
친형도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을 그리 열심히 하지 않는다. 하는 것이라곤 가끔씩 블라인드를 하는 것 같았다.
그것도 그리 열심히는 하지 않는 것 같다.
고등학교 때부터 절친했던 친구는 그리 사람과 교류가 많은 편이 아니다.
그래서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동성 기반의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페미니즘 문제에 대해서 편향적인 시선으로 보는 것이 분명히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각각의 사안에 대하여서는 그 사고관이나 인식의 문제를 짚어내면, 그다지 저항하지 않는다.
자신의 사고가 잘못된 부분이 있었음을 납득하는 편인 친구이다.
사실 하나의 성 집단이 모두 잠재적 피해자가 되는 상황에서 잠재적 피해자인 성이 다른 성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그러나 의심하는 영역을 확대하면 확대할수록, 실제의 범죄 집단을 잡아내는 데는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킨다.
각각의 사안은 각각의 사안대로 봐야 한다.
그리고 남성들도 "우리를 잠재적 가해자로 보지 말라"는 말만 반복해서는 도움이 될 게 아무 것도 없다.
사실 입장 바꿔서 생각하면 당연하게 들 수도 있는 감정이기 떄문이다.
옛날에 제주도 올레 길을 반쯤 혼자 걸어본 적이 있다.
그때 게스트하우스에 갔었는데,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고기집에 대려가 고기를 구워먹은 적이 있었다.
게스트하우스 투숙객이라고는 여자 두 명 일행과 나 한 명이었다.
고기를 먹었는데, 나와 말이 통할 것 같은 사람이 아무도 없는 터라, 그냥 조용히 앉아서 고기만 먹었다.
심지어 나와 동갑에 대전 출신, 비슷한 지역에 살았던 사람이 있었다.
고등학교를 물어보며, 자신의 고등학교를 말했다. 분명히 중학교 때 나를 조롱했던 인간들도 많이 갔을 고등학교였다.
그러면서 페북 보면 공통의 친구도 있지 않을까 하며 말을 걸길래 무서워져서 아예 입을 닫았다.
내 소식이 그런 인간들에게 영원히 전해지지 않길 바라는 삶을 아직까지도 벗어날 수는 없다.
그리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가는 셔틀을 탔다.
그런데 한 여성 분이 게스트하우스 스탭에게 방에 자물쇠가 있는지를 물었다.
자물쇠가 없다고 하자 약간은 기분 나빠하면서 컴플레인을 했다.
순간 나는 나를 의심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남자 투숙객은 그 하우스에 나밖에 없었으니까.
그 순간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고기를 먹으면서 표정이 안 좋았나? 사회성이 안 좋아보여서 나를 의심하는 것인가? 아니면 그냥 내가 진짜 이상한 사람처럼 보였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 기분이 많이 안 좋아졌다.
그런데 그 밤을 다시 떠올려 볼 때면 그런 생각이 든다.
여자 방에 자물쇠가 없다는 것에 대한 컴플레인이 그렇게 나쁜 컴플레인인가?
아니, 여성의 입장에서는 조금 친밀한 사람도 못 믿는 형국인데, 내가 그 식사 자리에서 아무리 좋은 인상을 보였어도 여성분은 당연히 컴플레인하지 않았을까?
의심 받는 상황에 처하면 당장은 기분이 나쁠 수 있다. 그러나 의심은 당연히 받을 수 있는 문제이다.
의심 받는 게 그렇게까지 열받으시면 공항의 짐 검사도 욕해야 한다. 당신네들이 무슨 권리로 나를 의심해 내 짐까지 살펴보냐고?
하지만 쪼다처럼 그럴 용기는 없고, 여성들에게는 당연하다는 듯이 그런 욕을 쉽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의심을 받는 순간은 당연히 기분이 나쁠 수 있다. 그리고 온갖 생각도 다 든다. 그런데 상대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의심해봐야 하는 문제일 수 있다.
의심을 받았을 때 즉각적으로 드는 감정을 모두 공유하고, 그 감정을 당연시하고, 그 감정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하면 않을 수록, 사람은 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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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성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할 수 있는 의심의 수위를 최대한도로 가져가지 말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녔던 직장의 사수는 진짜 또라이였다.
나에게 일을 차근차근 가르치기가 싫으니까 지 편할대로 메뉴얼을 매일 교정할테니까 매일 확인해봐라고 하면서, 매일 바꾼 부분이 무엇인지를 표시해두지도 않았다.
그리고서는 오늘 바꾼 부분을 캐치해서 내가 그걸 따르지 않으면, 계속 말로 갈구는 진짜 이해할 수 없는 또라이였다.
사람들이 내가 보지 않는 곳에서 말렸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그 태도를 유지했다.
뭐, 또라이에게도 변호할 기회를 주자면 친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상호작용하는 게 힘든 타입이었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어쨌든 그 사수 분은 여성 커뮤니티 활동을 열심히 하는 타입이었던 것 같다.
친한 분과 사람을 뒷담할 때 그런 커뮤니티의 전형을 답습하며 사람을 뒷담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을 두고 그 전형을 답습하니까 여성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구나 유추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에 학원을 전부 서울 원장에게 맡겨두고 가끔 서울에 와서 일을 보고 가는 대표가 있었다.
대표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 있고, 아주 가끔 와서 서울에 올 때 온 김에 회식도 하고 갔다.
뭐, 그건 당연한 일 아닐까 싶었다. 어쨌건 대표도 회사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려면 만난 김에 술도 마시고 해야 일의 진행을 알겠지.
그런데 그 대표에 대한 뒷담을 깔 때 '회식 -> 집에 안 들어간다 -> 가정을 소홀히 한다'로 연결되는 구조로 연결되었다.
이런 머저리가 있나, 가정을 돌보기 위한 것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거의 대부분 집에 있는 사람을 두고.
어쨌든 이 머저리 사수에게 받은 듯한 의심은 나는 여전히 납득할 수 없는 듯하다.
참 떼어내기 힘든 사람이 있었다. 핸드폰 차단하고, 카톡 차단, 인스타 차단까지 다 했는데 메일로 우리 집 앞에서 기다리겠다는 메일을 보낸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집에 오지 말라고 메일 답신을 했으나, 막무가내로 올 거라는 답신을 받았다.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래서 경찰에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고 느꼈다.
112에 전화했으나, 회사 근처로 오겠다고 해서 그러지는 말아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경찰서에 가서 접수를 하면 된다고 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사수에게 스토킹을 당하고 있어서 경찰서에 가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업무 시간 중에 다녀왔다.
사수와 나의 사이가 급격히 안 좋아진 것 같은 사건이 몇 개 있었는데, 그 사건은 분명히 그 중 하나였다.
그가 무슨 생각으로 나를 더 안 좋게 평가했는지는 모른다.
업무 시간 중에 경찰서에 간다고 하는 사람을 두고 업무 시간에 집중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지.
아니면 남자가 다른 성을 두고 스토킹 피해를 호소한다는 것을 보고 색안경으로 봤을 수도 있다.
그리고 만약에 전자였다고 하더라도, 여성인 아랫직원이 남성에게 스토킹 피해를 호소하며 경찰서에 간다고 말했으면 당연히 다녀와야 하고, 살뜰히 경찰의 진행 경과에 대해서도 물어보고 괜찮냐고 물어봤어야 한다고 생각했을 법한 멘탈리티의 사람이었다고 나는 강력히 추정한다.
그러나 나는 다녀와서, 내가 개인적인 일로 자리를 비워서 미안하다, 양해를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보내자 마자, 나를 자기 자리로 부르더니, 내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일에 대해서 한참을 면박을 주었다.
여성이 대다수의 남녀관계에서 피해자라는 것은 인정하는 바이다. 그러나 여자 커뮤니티의 지나치게 편향된 시선도 분명히 문제가 있다.
여성도 남성에게 할 수 있는 당연한 의심의 수위를 최대한도로 가져가려고 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분열과 분열이 계속 지속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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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문제를 보고서 말하고 싶어도 참 말하기 힘든 문제가 있다.
한국의 성인물 규제의 강력함은 지나쳐서 오히려 문제를 만들어내기도 하는 것 같다는 말이다.
이것을 완성된 글로 어떻게 표현해낼 수 있을지가 참 문제다.
그러나 성인물 규제의 강력함은, 미투 운동도 일어나지 못하는 천박한 성인식을 가진 이웃나라의 성인물을 무분별하게 소비하게 만든다. 음지에서.
그리고 그 음지에서는 성착취물과 그러한 성인물이 동일한 것으로 처리된다.
양지의 포르노 사이트가 있고, 그것이 관리와 통제가 가능하다면 그러한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있다.
다만 한국의 음지에서 성인물과 성착취물이 동일한 것으로 간주되어 소비되어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해외에서 온 성인물이 서양ㅇㄷ, 일본ㅇㄷ이다. 그리고 한국에서 만들어진 성착취물이 국산ㅇㄷ이다.
이러한 행태는 분명히 음지의 사이트이더라도 근절되어져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언어가 인식을 만든다. 그리고 행동이 인식을 강화하기도 한다.
인간은 내가 했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인식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인간은 간사하다.
인간은 행동이 인식을 강화하기 때문에, 국산ㅇㄷ이라고 표현된 것에 점차 일반인이 자의에 의하지 않고 성행위나 나체의 상태로 공유되는 상태를 "뭐 어때, 당사자는 모를텐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리고 못된 놈들은 그것보다 더 못된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못된 놈들은 "뭐 어때"라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을 또 소비자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렇게 음성화된 성인물 시장이 오히려 더 안 좋은 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포르노를 좋아하는 남자의 심리는 이기적이고 나쁘다. 그리고 악독하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게 정의내리고 그것이 없는 척한다고 해서 그것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