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들녘

by 김 경덕

들녘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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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들녘에 서니
이태전
본향으로 돌아가신
당신의 모습이 눈앞을 가립니다

아직도 까닭을 모르는
상흔이 짖은 하반신으로
유월의 거친 무논을

고르셨던 당신

초벌, 재벌, 망시를
하루 종일 허리 굽혀 휘졌던
칠월의 벌판은
용광로보다 더 뜨거웠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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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자란 피를 뽑을 때는
한사코 맨발로 들어가라던
당신은
저에게 흙의 소중함을
일찍이 깨닭게 해 주셨습니다

알알이 여문 볏단을
한 아름 두 아름
정성스레 논두렁에 쌓아 올리며
타향 보낸 못난 자식 씀씀이를
얼마나 걱정하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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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에 물든
황금빛 가을 하늘 위로
후드덕! 후드덕!

참새 때 날아가다

점점이 사라지고 나니


뒷동산 자락에

들녘을 바라보고 누워계신

당신의 그리움에

콧등이 시려옵니다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90, 11, 3일

부산 출장길에 부산지사

직원의 차를 한 나절 빌려 타고

모친도 뵙고 아버님 산소도

돌아보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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