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꽃

by 김 경덕

노랫말을 자세히 들어다 보면 1절 보다는 2절 가사가

더 감명 깊게 와 닿는 경우가 더러 있다.

학창 시절 배워서 누구나 익히 기억하고 있는'목련 꽃그늘 아래서' 노랫말도 요즘음은 2절 가사가 더 마음에 와 닿는 것 같다.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편지를 쓰노라' 구절이 특히

마음에 든다.

나이가 들어가면 모든 기능이 퇴화된다.

스스로 할 수만 있다면 가능한 직접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육체는 물론 정신 건강에도 좋다 한다.

편안하게 남이 써 놓은 글을 읽기만 하지 않고 직접 쓰서 보내거나 올리게 되면 또 다른 즐거움이 찾아온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래서 노랫말 중 '편지를 읽노라' 보다 '편지를 써노라'를

더 좋아하게 된 것 같기도 하다.


지난 3,4월 두 달 사이에 이곳 천리포 수목원에 네 번이나

내려왔다.

이곳 역사 지킴이 노릇을 하고 있는 손위 동서 덕분이다.

내려올 때마다 숲 속에 잘 단장된 한옥에 머무르면서 편안하게 목련 꽃을 구경할 수가 있다.

이곳에는 세계 유수 수목원 중에서 목련 종류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60여 종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4월은 목련 꽃이 피는 계절이다.

코로나 19 핑계도 있었지만 목련꽃을 보기 위해

연달아 이곳에 내려왔다.

종류가 많다 보니 개화 시기가 각각 다르다.

시차를 두고 와야만 희귀종 꽃들을 그나마 놓치지 않고 볼 수가 있다.

지금은 끝물이다.

이직도 여린 나무들이 산속에서 몰래 수줍은 듯 한 두 꽃송이를 뒤늦게 내밀고 나를 기다리고 있다.

순백, 연두색, 핑크색, 자색, 심지어 핏빛을 띤 친구도

있다. 크기와 모양도 각양각색이다.

오늘 아침 저랑 목련 꽃구경 한번 해 보실래요!


2020, 4, 28일 아침에

천리포 수목원에서

꽃 이름은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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