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부잣집 광천 이 씨 집안의 넷째 사위가 되고 보니 손위에 세 명, 손아래 두 명의 동서가 있는 자칭 동서 부자다. 둘째 형님과 셋째 형님은 나이로는 앞뒤가 바뀌어서 지난 주말 셋째 형님이 먼저 팔순을 맞이했다. 네 명의 동기들이 동산리에 모여 각자 집에서 준비해온 음식으로 조촐하지만 뜻있는 팔순 생일잔치를 마련했다. 이번에 팔순을 맞이하신 바로 손위 동서는 신문쟁이를 업으로 평생 글을 쓰는 직업으로 살아오셨다. 요즈음 80대는 모두가 해방 전에 태어나셨다. 누구나 할 것 없이 격변하는 시대를 건너오시면서 매우 힘든 인고의 삶을 살아오셨다. 모두 다 우리나라 현대사의 산 증인들이시다.
팔순에 부처 (동산리 셋째 형님)
힘들었지요? 조금은 지쳐 보이네요 무엇보다 지나온 날들이 외롭지는 않았나요?
다사다난했던 지난날들 감격에 찬 새 희망의 8.15도 뼈에 사무친 슬픔의 6.25도 자유를 향한 젊은 피가 맺힌 4.19도 굽히지 않았던 정의의 양심 언론탄압도 모두 다 직접 체험하면서 살아오셨네요 참 잘 견디고 잘 이겨 내셨습니다.
만남은 남남북녀라는데 하필이면 같은 마을
광천 이 씨 문중의 처자 등을 뒤집어 놓아 이렇게 맘고생을 하신다요? 그래도 복사 기능은 좋았는지 똑똑한 아들 딸 잘 복사해 두셨네요
뜨는 해 잡는답시고 이곳 東山里에 터 잡은 지 바로 엊그제 같은데 우리 모두 이제는 西山으로 이사 갈 날이 멀지 않았네요 그동안 쌓여있던 노여움일랑 서러움 모두 다 훌훌 털어 내놓고 부족한 아래 것들 재롱받으시면서
가고 싶은 데 가시고 보고 싶은 것 보시고 드시고 싶은 것 드시면서 남은 여생 편안하게 보내소서 즐겁고 건강하게 보내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