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by 김 경덕

추석입니다.

어느 해 추석 때였던가 저녁 이 시간에 서울 집을 나서서 귀성길에 올랐는데 다음날 정오가 지나서 고향집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래도 그때가 그립습니다.

이제는 찾아갈 부모는 물론 형제들마저도 모두 고향 땅을 떠나버렸고 년 전 선산마저 가까운 곳으로 이장을 하였더니 명절이 돌아와도 갈 곳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완전히 늙은 고아가 되어버렸네요.

어제 성묘길에 바라본 이천 땅 황금 들녘이 더욱 이 늙은이의 마음을 슬프게 하였습니다.
명절이랍시고 자식들은 찾아야 오겠지만는
손주들 뛰는 소리 때문에 몇 해 전 아래층과
한 바탕 설전을 벌인 후로는 이마저도
조심스럽네요.

그래도 아내가 준비하는 명절 음식 재료들을 다듬고 깎아주다 보니 내 신세가 왜 이리 초라해졌나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답니다.

그래도 오늘이 나의 남은 인생 중에서 가장
젊은 날이고, 이번 추석이 남은 인생 중에서
가장 젊게 보낼 수 있는 추석인데.....
더 멋지고 더 우아하게 보낼 궁리만 해야겠습니다.

마음은 60년대로 다시 돌아갑니다.
지난날 20대 전후하여 즐겨 들었던 옛날 팝송 같이 한번 들어 보실래요.
우리 모두 돌이 갈 필요가 없어진
고향 땅을 생각하며....

크리프 리처드의
"Evergreen tree"

가족과 함께 모두들
추석 즐겁게 보내세요!
2020,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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