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 자식이 늦게 효도한다고 했나?
베란다 한 구석에서 제대로 밥(물)도 얻어먹지 못한 '게발선인장'이 이 추위에 발정을 했다.
몇 년 전 이웃이 이사를 가면서 버리고 간 선인장이다. 밖에서 추위에 떨고 있길래 불쌍해서
들고 와서 베란다 한 구석에 갔다 놓았다.
거두어 준 고마움을 삼 년 만에 내색을 하기 시작했다. 하도 기특해서 2주 전에 전면 베란다로 옮겼다가 어제는 거실에 정식으로 입성을 시켰다.
드디어 숨겨놓은 내공이 불타 오르기 시작했다. 자세히 바라보니 거두어 줌에 대한 감사의 표시 같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동안 받은 서러움에 대한 분노의 표시 같기도 하다.
아무러면 어쩌라, 갑자기 몰아닥친
이 추위를 피 눈물 흘리는 너라도 바라보면서 다가올 나의 화려한 봄을 기다려 보련다.
2021, 1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