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규 장로님 구순에

박 장로님의 구순에 부쳐

by 김 경덕



졸수(88수)는 왜?

슬쩍 숨기고 지나가셨나요?

갑오수(90수)가 그렇게

자신 있으셨던가요?


장로님!

당신이 걸어온 지난날들은

어느 누구도 다시 오르기 싫은

인고의 험한 고갯길이었습니다


민족의 염원 8.15 해방은

어디서 어떻게 누구랑

독립만세를 외치셨나요?

학도병오로 참전한 6.25

전쟁 중 부상한 파편 흔적이

아직도 당신의 몸속에 남아 있네요


해방과 전쟁 그리고

혁명과 또 다른 혁명

군사반란과 독재 민주화 투쟁

모든 국난을 견디어 오시면서

몇 번이나 자신을 포기하셨던가요?


스스로를 포기하며 절망할 때도

부모 형제마저 포기하였을 때도

하나님은

당신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으로,

장로님으로,

이제는 우리들의 멘토로

오늘까지 당신을 지키고 계십니다.


당신의 간절한 기도 소리는

모새골 골짜기에 스며들었고

당신이 부른 아름다운 찬송은

남한강 물속에 녹아들었습니다


함께 말씀 듣고 기도하며

어깨를 맞댄 지 벌써 어언 20여 년

그동안 많이 힘드셨지요?

서운한 적도 참 많으셨지요?


이제는 모두 내려놓으시고

아랫 것들 재롱받으시면서

쉬멍 놀멍 천천히 가세요

지금부터는

앞길의 백수가 천천히 다가와

당신의 품에 안길 것입니다.


백수를 고대합니다.


2022, 5,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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