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가거도(소흑산도) 남동쪽 벼랑 끝에 자리한 해뜰녁 이라는 전망대다. 카프리 섬을 다녀온 함께한 동료가 마치 이 섬이 카프리 섬 같다는 이곳의 경치와 눈이 부시도록 화창한 날씨 그리고 코 끝을 간지럽히는 봄바람, 여기에 더하여 함께한 사람들도 모두 모두 다 좋다. 갯내음 까지도 좋다. 한 장소에 이렇게 까지 취하기는 정말 오랜만이다. 한 시간을 여기에 눌러앉았다가 더 올라가는 오전 일정을 포기하고 되돌아서 그냥 내려왔다.
당초 계획은 가까이 있는 달뜰녁에 올라갔다가
섬 동쪽 해안을 우회하여 마을로 내려오는 코스였다. 그러나 왠지 지금부터는 여기보다 더 나은 경치가 없을 것 같았다.
이미 눈 속에 들어온 해뜰녁의 그림을 그대로 머릿속에 간직하고 싶었다.
주변에 만개한 잿밤나무 꽃의 묘한 향기에다
어릴 적 배고플 때 따 먹은 하얀 찔레꽃 향기까지 모두 우리들을 반겨주는 이곳의 귀한 친구들이다.
멍 때리며 쉬어 가는 것도 넓게 보면 여행의
귀중한 한 장르다.
새로운 곳을 찾아가고 보고, 먹고, 노는 방법은
왠 만큼 익혔지만 쉬는 방법은 아직도 요령이 많이 부족하다.
영어로는 다 같은 여행이지만 제법 구분되어 있는 것 같다.
억지로 나누어 본다면 'Trip, Tour, Travel, Vacance 에다 Expedition까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