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나와 75년을 동거 동락한 문지기들과 어제 아쉬운 작별을 했다.
그것도 한꺼번에 7명이나....
아직도 남아있는 얼굴 부기를 보려고 거울 앞에 섰더니 같은 수의 낯선
문지기들이 창을 들고 내 문을 지키고 있다. 아침 인사를 하였지만 너무
어색하고 부자연스럽다.
오래전부터 약해진 앞니치아를 조심조심하며 사용해 왔었다.
치아의 관리는 뭐니 뭐니 해도 본인 몫이다. 그러나 나의 경우는 절반은
외부 탓이다. 영내 폭력이 난무했던 60년대 군 시절 이유도 없이 선임에게
구타를 당해 이빨이 부러졌다. 급한 김에 군 의무실에서 급조한 가치를 임시로
뒤집아 쉬었다.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였더니 동남아, 중동 근무 8년
동안에 그만 전체가 무너지고 말았다. 86년부터 재건축 공사가 시작되었다.
이번까지 하게 되면 모두 17개의 임플란트가 입속에 뿌리를 내리게 된다.
당시 은마 아파트 31평이 2천8백만 할 때 1차 치료비가 2천5백만 원이었다.
내 입속에 아파트 한 채가 고스란히 들어가 있는 꼴이다.
대 단위 토목공사가 다시 시작되었다.
무너지기 직전인 아랫니 7개를 동시에 제거하고 기초를 다진 다음 교각 4개를
세우고 여기에다 상판을 올리는 공사다. 공사기간은 6개월이란다.
어제 교각(임플란트)까지 세우고 임시로 가교(틀니)를 설치했다.
36년 전부터 시작한 이 공사는 규모는 다르지만 평생 해야 할 난 공사이다.
이번 공사비도 천만 원 가까이 된다.
하늘로 날아가지 않고 내 입 속에 있으니 그나마 위안이 된다.
이번 공사로 의붓자식이 친 자식 수를 넘어서 버렸다.
여, 야가 바뀌어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셈이다.
이제부터는 친 자식, 의붓자식 가릴 것 없이 두루 잘 보살피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이빨을 제외하고는 다른 부위가 그래도 아직은 별 탈 없으니 감사한 일이다.
아무리 태연해지려고 하여도 자꾸만 서글퍼지는 우울한 날이다.
2022, 7,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