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by 김 경덕

일상(日常)


양평군 강상면에 사단법인 '모새골 공동체'가 있다. 일반 개신교의 기도원과 완전히 다른 형태로 운영되는 기독교 영성 공동체이다.

여기에 일반인을 위한 '일상 참여'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곳에 입소를 하게 되면 3박 4일 일정으로 이 시설을 운영하는 Fellow들과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하게 된다.

정리 정돈된 시설물 내에서 평범한 일상 활동을 하며 지낸다.


도대체 日常이 무엇인가?

일상은 '비범하지 않은 경험들을 반복해서 살아가는 과정'이라고 혹자가 정리해 놓았다. 오늘이 어제와 같고 내일이 오늘과 같은 날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것이 바로 일상이다. 같은 일이 반복되면 사람들은 나태해지기 쉽다.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면서 느끼게 되는 지루함과 무료함을 견디지 못하고 사람들은 또 다른 욕심과 유혹에 빠지게 된다.

이윽고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렇게 되었을 때 흔들리는 나를, 잃어버린 나를 찾아 근본으로 되돌아가게 하는 선각자들의 가르침이 여러 가지 있다.


모새골 일상에 참여하게 되면 어떤 가르침을 체계적으로 배우기보다는 참여자 스스로가 깨달을 수 있도록 진행된다.

말씀을 묵상하므로 자신의 내면을 다스리게 한다면 여기서는 자신이 직접 실천하는 행동으로 외면을 다스리는 체험을 하게 한다.

아주 단순하고 실천하기 쉬운 행동들이지만 평소의 일상에서 쉽게 간과해버린 일들을 실천하게 한다.

하루를 여는 새벽기도도 자유다. 시간을 굳이 지킬 필요도 없다. 숲 속에 자리한 작은 채플동에서 묵언으로 기도하며 명상하며 조용히 하루를 열면 된다.

식사도 가능한 묵언으로 진행하길 권한다.

별도의 묵언으로 식사하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다. 식사 후 자신의 식기는 사찰의 공양 그릇 못지않게 깨끗이 닦아 놓아야 한다.

세제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정원을 돌보는 정원사의 역할을 조금이나마 실천하기 위해서 이다.

낮 시간 한 두 번의 강좌가 있지만

독서실에서 독서를 하거나,

농장에서 농사일을 돕거나,

시설 내 잡초를 뽑거나,

때론 목공 체험에 참여하거나

이것도 아니면 산책을 하거나,

모두 본인이 선택하기 나름이다.


저녁 시간 프로그램은

첫날은 자기소개 시간으로

둘째 날은 수요 저녁 예배로

마지막 날은 멘토링 시간으로 짜여 있다.


비교적 짧은 일정에 단순한 일상 참여이지만 마지막 날 저녁 멘토링 시간에 많은 참여자가 자신을 돌아봄과 극적인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한 것을 수 차례 목격하였다.


세상사 속에서 누구나 다 큰 뜻을 이루기를 소원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필요한 지식도 쌓아야 하고 자기 수양도 열심히 해야 한다.

그러나 큰일은 반드시 '일상'의 도리를 지키는 데서 시작한다.

일상에 충실하지 않으면서 큰 이상을 외치는 것은 모두 허상에 불과하다.

오늘날 허풍쟁이 정치꾼들이 대표적인 예이다.

'일상'의 근본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사람의 올바른 도리를 세우는 것이다.

그리고 몸에 익혀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좋은 말씀을, 지식을 채우기만 하고 실천하는 근본 자세가 확립되어 있지 않다면 누구나 헛 똑똑이가

될 수밖에 없다.


모새골에서의 일상 참여는 그동안 축척시켜 놓은 자신의 지식과 성경 말씀으로 쌓은 믿음의 지식을 스스로 체험하고 실천하고 깨닫게 하는 하나의 공동체 공간이다.

여기에 신자나 불신자를 포함하여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있다.


당신의 일상이 지루해졌나요?

코로나 때문에 매사가 답답하시나요?

가족 간에, 친구 간에, 동료 간에,

변화도 없고 재미도 없고 어떠한 보람도 느끼지 못하시나요?


조용히 편안한 마음으로 한 번 들어와 보세요.

한 번으로 부족하면 두 번

번 들어와 그냥 쉬었다 가세요.

일상 중 최상의 일상은

"쉼" 이랍니다.


2022,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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