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
이번 여행의 우리 대장 Mr. Klaus 씨는 진짜 독일 병정이다.
헝가리 Budapest에서 슬로베니아의 수도 Ljubjana(루블랴나) 까지는 500km가 넘는다.
여기서 아드리아해의 연안 도시 이태리 Trieste 까지는 다시 100km 남짓이다.
이 먼길을 혼자서 8시간 동안 운전을 하였는데도 전혀 피곤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오늘은 하루 종일 내륙 지역을,
즉 슬로베니아를 동서로, 가로질러서 바닷가까지 나왔다.
너무 평범한 길이라 조금 지루했다.
어젯밤에 저녁을 먹으려 나갔다가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 부부가 그만 일행을 놓치고 말았다.
아내의 다친 발목 때문에 저희 부부의 발걸음이 늦기 때문이다.
거기가 거기 같은 부다페스트 구 시가지 길을 한참 동안 헤매면서 할만한 설전이란 설전을 모두 다 치르고 말았다. 가지고 나간 스마트 폰 마저 불통이었다. 겨우 택시를 잡아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 로비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Mrs.Oh가 화가 잔뜩 나 있는 집사람을 보고 위로한답시고
"**엄마, 저는 저 충청도 사람이랑 40년을 살았어요."라고 은근슬쩍 충청도 출신인 자기 남편을 싸움판에 끌어들였다.
이 소리를 곁에서 가만히 듣고만 있어야 하는데 그만 순간을 참지 못하고 "저는요, 이 충청도 짐승이랑 45년을 살았어요."라고 일갈을 토해 내고 말았다.
그다음부터 대응할 만한 마땅한 말이 아니 무기가 전혀 없었다.
우리 부부가 본의 아니게 90년 초 이곳에서 일어난 유고의 내전 흉내를 현지에서 재연한 꼴이 되고 말았다.
참패한 졸장의 초라한 모습으로 뒷 좌석에 옹크리고 앉아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때론 졸기도 하면서 지나가는 전원 풍광만 회개하는 심정으로 조용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슬로베니아는 체코의 슬로바키아와 혼돈을 일어킬 수 있는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국가이다.
최근에 이곳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알프스 자연경관이 우리나라에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여기는 알프스 산맥의 동쪽 끝자락이다.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에서 동으로 뻗어오던 알프스 산맥이 발칸 반도가 시작되는 바로 이 지점에서 꼬리를 내린다. 그래서 슬로베니아는 산악지대와 평원지대가 적당히 양분된 지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나 가는 길 우측으로 멀리 올려다
보이는 슬로베니아 알프스의 희끗희끗 눈 덮인 연봉들을 눈으로만 바라보고 지나치기에는 너무나 아쉬웠다.
계획한 여정 때문에 알프스 산악 지역에는 들어가 보지 못했다. 수도인 루블랴나를 잠깐 돌아보고 점심을 먹고 나오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다. 이곳은 한 때 사회주의 체제인 유고 연방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개방이 늦었다. 그래서인지 사회 인푸라는 아직 미흡하지만 이 미흡함들이 오히려 더 친근감으로 다가왔다.
다음에 필히 다시 와서 구석구석을 돌아다녀 보고 싶은 곳이다.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이곳 사람
슬라브 인도 사귀어보고 이곳 전통 음식도 맛보고 싶다.
특히 알프스 능선을 트랙킹 할 수가 있다면 금상첨화가 되겠지만.....
지금은 바람일 뿐이다.
그러나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2019. 9. 9
슬로베니아 수도
루블랴나를 지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