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가을

by 김 경덕

가을을 잡으려


봄은 맞으러 가야 하고, 가는 가을은 잡아야 하는 계절이다. 지나가는 가을을 잡으려고 아침 일찍 서둘러 집을 나셨다. 북한강을 거슬러 올라오다 보니 어느새 화천까지 와 버렸다.


강바람이 제법 차다.

그 사이 온도가 조금 내려갔다고 강물도 무거워졌고 또 맑아졌다. 북한강 강가에 깔끔하게 단장해 놓은 '화천 아를 수목공원' 들어가니

오래된 사랑나무 한 그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무 아래 자리를 잡고 앉아서 지나가는 가을을

잡아본다.

하늘 위에도 잡히고

강물 위에도 잡히고

국화분 위에도 잡힌다.

이에 더하여

아내의 얼굴 위에도 지나가는

가을이 보인다



2022, 9, 15

강원도 화천강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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