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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회
by
김 경덕
Oct 17. 2022
초교 동창회
1박 2
일 일정으로 초등학교 동창회 창립총회에 참석을 했다.
우리는 1959년, 33회 졸업생이다.
금년에 96회 졸업생을 배출하였고, 개교는
1924년도에 하였으니 올해로
98년 차가 되는
제법 역사와 전통이 있는 모교다.
그런데 이런 모교가 폐교 위기에 놓여있다.
현재 재학생 수가 47명에 불과하단다.
60년도 전후는 전교생이 1000명 가까이 되었는데...... 이게 무슨 날 벼락인가?
최근 우리나라의 출산율 감소를 내심 걱정은 하면서도 강 건너 불 보듯 하였는데 이제는 이 일이 바로 우리들 아니 내 일로 가까이
다가와 서 있다.
이번 모임은 모교의 폐교 위기를 막아보려고 동문 선 후배들이 서둘러 준비한 긴급 동창회
창립총회다.
예전에 동창회가 있긴 있었는데 활동이
유명무실하였다고 한다.
오랜만에 고향땅도 밟아보고 친구도
만나볼 겸 서둘러 채비를 하고 부산을 거쳐 김해까지 내려왔다.
언제
맡아보아도 코에 익숙한 진한 고향 흙냄새가 먼저 우리를 반긴다.
이른 아침 해장으로 학교 앞 식당에서 먹은
시래기 국밥의 여운이 아직도 입속에 그대로 남아있다. 반찬으로 내어놓은 통 생멸치 젓갈의 붉은 속살 맛은 지난날 엄마의 손맛 그대로였다.
그래서 고향에 자주 가면 잊어버린 기억도 되살아나고 하얗게 새어버린
머리카락도 다시 검어진다고 하였던가?
5학년 때 우리들이 운동장 끝자락 경사면에
직접 심은
애기 소나무가 저렇게 자라서 하늘을 찌르고 있다.
잘 낫다고 심어준 주인을
알아보지 못하고
제
잘난 체만 하고 있다.
우리가 공부하고 뛰어놀던 일제 시절에
세워진 본관, 동관, 서관 그리고
뒤늦게 지은 신관도 모두 눈에서 사라져 버렸다. 이제는 마음속 상상의 그림으로 그려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
다행히 사라진 본관 앞에 있었던 오래된 향나무 한 그루와
벚나무 한 그루가 자리를 옮겨 학교 운동장 한 귀퉁이에서 우리를 반겼다.
오랫동안
면장을 하며 고향을 지킨 급우의 노력으로 120명 동급생 중 무려 16명이 오늘 참석을 하였다.
승대, 명재, 강진, 재생, 상구, 순근,
의석, 수환, 그리고 나 영감이 9명이고 명의, 덕자, 창숙, 일순, 경순, 신옥, 옥선 이렇게 할매가 7명이다.
하도 반가운 얼굴들이라 이름을 다시 한번 불러보고 싶었다.
안타깝게도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나 간 친구들이 무려 22명이나 되었다.
가을 하늘은 소싯적 운동회
날처럼 맑고 높고 만국기까지 걸쳐 놓았는데 세월은 참으로 무심하기도 하다.
귀를 쩡쩡 울리는 행사장 스피커 소리는 자꾸 우리를 동심의 그 옛날 운동회 날로 돌아가게 만드는데....
살아있는 친구는
우리 편인 청군이 되고
떠나간
친구는 상대편인 백군이 되어 한판
붙어보고 싶다.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아! 옛날이여.
33회를 대표하여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른 재생이의 인사말처럼 우리도 이제는
늙지 말고 '재생'될 수는 없을까?
옛날로
되돌아갈 수는 없을까?
친구들 모두 반갑고 고마웠다.
우짜든지 몸 건강히 잘 보존하고
또다시
만나자!
세상 떠난 친구들에게는 함께
명복을 빈다.
특히
안 면장 수고 많았습니다.
그리고 여러모로 고마왔습니다.
2022, 10, 1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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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ung Duk(경덕) Kim의 브런치입니다. 금융,상사,유통,건설등 다양한 직종을 체험하고 은퇴를 한 후 목공과 여행을 취미로 살아가는 70대 할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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