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소고

by 김 경덕

가을 소고


모처럼 하늘이 높

깊다 그리고 넓다

남 먼져 단풍객을 맞이하려

남한 산성에 올랐다


단풍은 아직 단장 중인데

도토리는 벌써 먼 길을 떠났다

대신

푸른 하늘을 주웠다

묵은 때 씻은 성곽도 주웠다

이에 더해

낙엽보다 더 깊게 물

망구도 하나 주웠다


가까이 다가가 바라보니

단풍보다 한 발 앞서 간

익숙하지만 무심했던

아내의 얼굴이었다


2022,10,19

남산 산성 장경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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