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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친구
by
김 경덕
Oct 20. 2022
제주 기행
말 많고 시끄러운 서울의
조국 발 막말 공해를 피해 남도 땅 제주에 내려왔다.
진짜로 조국(우리나라)을 사랑하는 70대 중반 노객들이
오랜만에 함께 뭉쳤다.
굳이 제목을 붙이자면 59년 초등학교를 졸업한 고향 동무들의 졸업 60주년 기념 여행이다.
우리들 모두는
남녘 땅 김해 출신이다.
출신 지역 탓인지는 몰라도 대부분 전통 보수를 지향하는 착하디 착한 갱상도
할비 할미들이다.
전후 세대인 우리는 안타깝게도 순종과 복종 때론 강압에 무조건 따라야만
미덕인 줄 아는 어두운 시대를 견디며 살아왔다.
가정
에서는
부모 지시에 무조건 순종해야만 하는 절대 가부장 시대였고 배움터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고 하는 삼강오륜이 최고 전성기를 누렸던 시대였다.
남자들은 군에서 상관의 명령에 맹종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고 여자들은 시어머니 말에
무조건 순종해야만 집안이 평안해지는 시대였었다.
이렇게 힘든 시대를 살아왔으면서도 우리 모두는 용하게도 지금까지 잘도
살아남았다.
직장에서는 상사
눈치 보느라고 기침소리도 제대로 한번 내지 못하였고 기계화가 되기 전 무논에서는 맨손으로 김매기를 하느라고 하루종밀 논바닥을 기어 다녔다.
또한 비닐하우스에서는 파라치온 같은 농약을
무서운 줄도 모르고
향수처럼 맡으면서 살아온 우리들이다.
이렇게 살아온 우리 모두를 향하여
스스로
" Fighting!"이라고
한번 크게 외쳐도 전혀 부끄럽지
않을 것 같다.
개 개인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
세대는 자기 기분이나 생각을 아니면 자신의 뜻은 한번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하고 아까운 세월을
다 보내 버렸다.
그래서일까?
오랜만에
자신의 기분을 드러내는 이번 제주도에서의 우리들 모임이 일전에 있었던 광화문이나 서초동 어느 정치집회보다 훨씬 더 웅장하고 멋있고 화려하고 재미있었다.
오랜만에
고향 친구들로부터 들어본 고향 말, 갱상도
사투리는 몇 번이고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분명히
똑바로 알아들었는데 나도 모르게
엉뚱한
해석을 하
게 되어 가슴이 뜨거워지기까지 했다.
"갱덕아,
빨리 올라 타라"
"?? 어디로?"
손가락으로 자기
아랫 두리를 바로 가리킨다.
"어디라고?"
" 배~"
"???"
송악산
선착장에서 유람선 타기 직전 일어난 일이다.
자기 배를 가리킨 것이 아니라 먼저 타고 있었던 배 바닥을 손가락으로 가리킨 것인데....
엉뚱한 오해를 내 혼자서 한 꼴이 되고 말았다.
"경덕아!"
"밑에는 손가락으로 꽉 쥐고
우에만 혓바닥으로 살살 할타 봐라"
"맛있을
끼다."
"???"
갑자기 거시기를
꽉 잡힌 기분에다 건포도처럼 변해버린 누구의 젖꼭지가 떠 올랐다.
마지막 날 밤 누가 콘 아이스크림을 사들고서는 우리가 방으로 찾아왔다.
평소
이빨도 시리고 해서 잘 먹지 않았던 아이스크림을 권하길래 그냥 먹지 않겠다고 사양을 했었는데,,,,,,,
격의 없
이 권하는 친구의 소리가 왜 나한테는 그렇게 음탕한 소리로 들렸을까?
내
본성이 원래 저질이었나?
마무리 시간이 다가오자 우리의 가왕
재생이가
마이크를
잡고 와이당으로 분위기를 뛰웠다.
우리 또래의 충청도 노부부의 침상 대화란다
"할껴?"
뭔지는 모르지만 한참을 푸닥거린 영감한테
할미가
"한겨?"
감각을 전혀 전해 전해주지 못한 하비가
죄책감을 느끼고서는
"또혀?"
할미의 기막힌 마지막 말
"됏슈"
이놈의 영감도
나처럼 기교도 연장도 신통치가 않았던 모양이다.
집에 올라와서 충청도 출신 마누라에게 물어봤다.
마음대로 해라를 충청도 말로
뭐라고
하느냐고 물었더니
"열렸슈" 란다.
회장이
연말에 한번 더 하잔다.
그런데 모두들의 대답이 신통치가 않았다.
우리는 마음 문도 천국문도 지옥문도 모두 다
"열렸슈!"
가는 세월 그 누구가 막을 수가 이-있나요?
2019, 10,19
재미를 더하기 위해 사실 대화에다
임의로 각색을 조금
추가하였습니다.
오해 없으시
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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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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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ung Duk(경덕) Kim의 브런치입니다. 금융,상사,유통,건설등 다양한 직종을 체험하고 은퇴를 한 후 목공과 여행을 취미로 살아가는 70대 할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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