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탄 십자가

by 김 경덕


비행기를 탄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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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나무로 만든 십자가"


십자가는 苦難의 상징이다.

그런데 이 십자가가 고운 옷을 입고 비행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는 호사를 누렸다.

이번에 결혼하는 신랑이 바로 이 십자가의 주인이다.

새 신랑과 신부를 생각하며 목공실에서 정성스레 다듬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유일한 모양의 십자가이다.

여섯 자매를 둔 딸 부잣집에 장가를 갔더니 손아래 두 동서 모두가 차례로 목사가 되었다.

막내 동서 목사는 연배도 비슷하고 동향이라 살아생전에는, 시체 말로 코드가 잘 맞아

누구보다도 오랫동안 살갑게 지낸 사이였었다.

당시 미국 출장이 잦았던 터라 이곳에 올 때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놓고서는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어 했다.

물론 한국에 나오게 되면 그 반대 역할을 내가 감당하였다.

그러나 막내 동서는 아쉽게도 사십 대 초반 지병으로 인하여 젊은 나이에 요절하고 말았다.

세상을 떠나기 한주 전 마침 라스베이거스에 출장 계획이 있어 가는 길에 동서가 입원하고

있던 L.A 한 병원에 밤늦게 찾아갔다.

"형님, 목회자가 이런 모습을 보여 들어서 죄송합니다"

",,,,,,,,"

대꾸할 말을 찾을 수가 없었다.

"저 어린것들 어쩌지요?

당시 두 돌이 체 안된 막내와 다섯일곱 살의 세 자녀가 있었다.

그날 밤 호텔로 돌아가지 못하고 이 동서의 손을 꼭 잡고 밤을 지새웠다.

못다 나눈 아쉬움이 남아 있었고 아마도 다시는 보지 못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주말을 이용하여 라스베이거스에서 다시 L.A로 날아갔다.

하루를 함께 더 보낸 후 돌아가며 마음속에 작은 다짐을 하나 하였다.

"비록 멀리 떨어져 살더라도 저 어린 자식들의

아빠 역할을 할 수 있는데 까지 한번 해보자고,,"

귀국길에 동경에서 막내 동서의 부음을 들었다.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곳 미국에서나 한국에서 조카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을 하였다. 특히 이 조카들과 함께한 국내외 여행들이

지나간 나의 세월 가운데 가장 큰 기쁨 중 하나로 남아있다.


이번에 결혼하는 큰 녀석이 초등학교 3, 4학년 되었을 때의 일로 기억이 된다.

그 해 출장 중 호텔에서 묵지를 않고 애들 집에서 애들이랑 함께 지내기로

작정을 하였다.

첫날은 시차 때문에 새벽 일찍 잠에서 깨어나는 바람에 인근 공원에 나가

혼자 조깅을 하고 돌아왔다.

"어디 갔다 오나요?"

"조깅"

"저도 데리고 가 줘요"

다음날 새벽에 조카를 깨웠지만 깊은 잠에 빠져있어서 쉽게 일어나지를

못했다. 별생각 없이 그냥 혼자만 나갔다 왔다.

마지막 날 조금 늦게 들어와 일층에 있는 식탁에서 늦게까지 출장보고서를

정리하고 있었는데 이층 계단에서 뭔가 쿵하고 넘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서 올라가 보니 큰 녀석이 계단에 굴러 떨어져 있었다.

바로 잠자리에 들지 않고 가만히 계단에 나와 앉아서 내가 조깅 나가기를

기다리다가 그만 깜빡 졸아 버린 것이었다.

얼마나 가고 싶으면 어린 마음에 저렇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아프도록 찡해지기 시작했다.

가만히 안아서 침대에 뉘이고는 다음날 새벽에 꼭 데리고 나가마고

약속을 해주고 서는 나도 잠자리에 들어갔다.

다음 날 새벽 함께 공원에 나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뛰어가는데

자꾸만 눈물이 앞을 가려왔다.

"Peter 야?"

"조깅이 그렇게 하고 싶었어?"

"네"

"왜?"

"친구들은 자주 아빠랑 조깅을 하잖아요."


이 녀석이 바로 다음 주 변호사 부부로 새롭게 탄생할 주인공이다.

신부도 늦게 미국에 이민을 와서는 홀 어머니 밑에서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고 한다. 이 십자가는 이 부부를 지난날을 생각하며 다듬었다.

밑에 갈라져 있는 두 다리와 검은 골짜기는 두 사람이 성장한 지난날의

흔적이다.

하나님을 믿는 믿음 안에서 서로 만났으니 십자가의 도를 따라 예수님

모습을 본받으며 평생을 서로 섬기며 살아가라고 이렇게 만들어 보았다.

소재인 나무는 너희들 핏줄의 근원인 한국에서 백 년 묵은 향나무다.

본향 냄새를 맡으면서 너희 부모들의 고향인 한국을 잊지 말라고,,,,,,,

"Peter와 Jenifer야'

"다시 한번 결혼 축하한다."


2017년 12월 29일 L.A.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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