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 둘레 길에 꽃비가 내렸다.
지나던 발길을 멈추고 한참을 내려다본다.
지나가는 계절의 아쉬움과 아름다움이 석양 속에 진하게 묻혀 나온다.
이 길을 걷다가 나도 모르게 돌아가기 씷은 과거 속으로 그만 끌려가 버렸다.
젊은 날, 병영 생활 시절로 돌아간다.
이 계절이 돌아오면 벗꽃 축제가 매년 근무 했던 지역에서 개최되었다.
이름하여 "진해 군항제"
이 기간 동안 영내가 일반인들에게 개방된다.
대신 사병들은 외출 외박이 일체히 금지되고 밤낮으로 영내 청소 사역에
동원된다.
낮에 들어왔던 상춘객이 모두 빠져나간 저녁시간 우리들은
청소 도구를 들고 선임하사의 지시에 따라 각자 맡은 지역에 배치된다.
조명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영내의 어두운 구석구석에서 우리는 밤 늦은
시간까지 꽃잎을 쓸어 담아야 한다.
오래된 벗나무가 많았던 지역이라 꽃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정말 기막힌
전경이 땅위에 펼쳐진다.
며칠간 만이라도 그대로 두었으면 좋으련만..............
아쉽지만 우리는 다음날 아침까지 한잎도 남김없이 쓸어담아야한다.
이런 꽃길을 쓸어보았나요?
그것도 어두운 밤에,,,,.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
그리고 또 얼마나 힘든 일이였던지!
정리는 알아도 조화는 몰랐던 지나간 군사문화 시절의 슬픈 추억 갑자기
오늘 지나가던 꽃길 위에서 되살아났다.
2018, 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