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기행

Lumbini

by 김 경덕


Lumbini


네팔 하면 우선 높고 험한 고산 지대만 생각하기 쉽다.

그렇지만 이곳 Lumbini는 마치 우리나라의 김제 만경 평야처럼 넓고 평탄한 평원 지대이다.

어제 카트만두에서 묵은 하룻밤은 마치 엉킨 실타래 속에 들어갔다 간신히 풀고 빠져나온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다.

매연과 먼지, 무질서 정말 다시는 찾아가고 싶지 않은 도시였다.

시내를 벗어나니 겨우 매연에서 벗어난 맑은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Lumbini행 24인승 쌍발 여객기가 이륙하자마자 하얀 눈을 뒤집어쓴 히말라야의 웅장한 연봉들이 눈 앞에

펼쳐졌다. 그중에서 눈에 익은 에베레스트 정상이 오른편에서 내 눈에 들어왔다. 나도 모르게 와하는

탄성이 입속에서 저절로 튀어나왔다.

네팔의 전체 모양은 마치 바다의 해삼처럼 동서로 길게 누워있다.

티베트와 연해있는 북쪽은 에베레스트산이 있는 히말라야 산맥이고 남쪽은 인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비교적 낮은 평야 지대이다.

이곳 Lumbini는 남쪽 인도와 접한 국경 지대에 자리 잡고 있으며 석가모니의 탄생지이기도 하다.

여기서 15km만 더 내려가면 바로 인도 땅이다.

기원전 아소카 왕조 시대는 이곳은 인도 땅에 속해있었다.

석가모니는 여기서 때어나 출가를 한 후 지금은 인도 땅인 보드가야로 내려가 득도를

하였다고 한다.

기원전 249년 신심이 돈독한 한 아소카 왕이 석가의 탄생지를 방문한 후 그 기념으로 둥근

Sandstone으로 표지석을 세워놓았다.

훗 날 이 표지석이 땅 속에서 발견되면서 지금 그 자리가 정확한 석가의 탄생지로 인정을 받게

되었고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도 등재가 되었다.

그 후 전 세계 불자들이 참배를 하기 위해 찾아오는 성지로 그 모습을 갖추게 된 곳이

바로 오늘날의 Lumbini이다.

오늘은 나도 불자가 된 심정으로 이른 아침에 뚜뚜(삼발 오토바이)를 대절하여 이곳을 찾아가서 경건하게

참배하고 왔다.

2500년 전 유적인데 너무 시멘트로 떡칠을 해놓아 다소 실망을 금할 수가 없었지만 기독교인인 내가 예루살렘이나 베들레헴보다 석가의 탄생지를 먼저 참배한 꼴이 되어 버려

묘한 기분마저 들기도 하였다.

집을 나설 때

"당신 남들 따라 함부로 불상 앞에 절하지 마!"

라고 외친 아내의 당부가 귓가에 쟁쟁하게 들려왔지만 이른 아침 이곳 불교 성소를 참배하기 위해 한참을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지나칠 때에 잠시 머물고 서서는

"당신은 성자입니다. 당신을 존경합니다."

라고 마음속으로 되뇐 후 조용히 발길을 돌렸다.

2019년 3월 14일

Lumbini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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