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mbini에서 바로 카드만두를 경유하여 귀국하기는 너무 아쉬웠다.여기까지 온 김에 네팔의 최고의 휴양도시인 Pokhara에 가서 며칠쉬웠다 가기로 일정을 변경했다.한 주에 두 번뿐인 비행기가 마침 다음날 있어서 예약을 하였다. 너무 쉽고 그리고 편하게 Pokhra에 들어올 수 있었다.
Lumbini(발리라와) 공항을 이륙한 소형 쌍발기가 정확하게 27분 만에 Pokhara 공항에 안착했다.
요즈음은 건기라 도로 사정이 좋지 않으니까 가능하면 비행기를 이용하라는 충고를 따랐기 때문이다.
지상 교통수단인 버스를 타면 8시간 이상 걸린다.
거리는 불과 300km 남짓인데,이것으로 네팔의 육로가 얼마나 험악한지를 가름할 수가 있다.
타고 온 소형 쌍발기가 활주로에 내리자마자 바로 속도를 줄이더니 마치 택시처럼 달리더니 청사 앞에 멈추어 섰다.
여느 네팔의 도시와는 달리 여기는 깨끗하다.
조용하고 먼지도 없다, 이에 더하여 고산지대라 모기도 없다. 어젯밤 Lumbini에서 불쌍한 내 순 등을 100방 이상 공격한 모기들, 여기는 아예 없단다.
날씨마저 괘청하여 환한 얼굴로 우리를 반겨주었다.
호텔에 들어가 서둘러 여장을 풀고가까이 있는 호수로 산책을 나갔다. 주변의 인공 시설만 조금 초라하게 느껴질 뿐 어느 스위스 호수보다 더 빼어난 풍광을 지니고 있다.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조금 늦은 시각이지만 호숫가에 있는 보트 계류장으로 내려갔다.
소형 보트를 타고 호수 한가운데로 뱃놀이 나갔다. 사방이 고산으로 둘러 쌓여있어 해는 이미 기울어져 보이지 않았지만 하늘은 아직도 훤하다.
이게 뫼냐?
안나프루나 남측 연봉들이우리와 마찬가지로 모두 호수 한가운데서로 내려와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우리를 보자 부끄러운 듯이 얼굴에 석양빛을 붉게 띄우고는.... 그러고 수즙은 듯이 나에게 이렇게 속삭이듯 말했다.
"우리 마을에 한 번 놀러 오세요."
호수면에 투영된 안프루나와하늘과 맞닿을 듯이 솟아있는 남쪽사면을 넋을 놓고 바라다보았다. 입을 벌리고 고개를 들었다 놓았다 하며 넋을 놓고 쳐다보는 나를 보고서는 함께한 형님이 "용* 아빠, 내 신경 쓰지 말고 여기까지 온 김에 트레킹 한 번 갔다 와!"
"난 호텔에서 쉬고 있을 테니까."
"산행 준비를 안 해 왔는데요."
배에서 내리자마자 간단한 Backpack을 하나
구입한 후 호텔로 들어와 단독으로 2박 3일 안나프루나 트레킹 코스를 일사천리로 예약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