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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란

by 김 경덕

호접란

호접란의 꽃말은 '행복이 날아온다'이다.

6 개윌 전, 그러니까 지난 2윌 초 아내의 생일 축하분으로 이 난이 우리 집에 들어왔다.

아침저녁 물 대신 스프레이로 꽃과 잎사귀를 충분히 적셔 주었더니 아직까지 꽃대가 싱싱하다.

심지어 시들은 꽃대를 잘라 주었는데 중간에서

새로운 꽃대가 다시 나와 새 주인 노릇을 한다.

꽃말 노릇을 톡톡히 해주고 있어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기특하기도 하다.


집안에 있는 오래된 또 다른 꽃도 50년간 정성을 다해 가꾸었다. 세월의 무게는 어쩔 수 없었는지 꽃은 조금 시들었지만 대신 잔소리 가시가 무성하게 자랐다. 갈수록 가시가 날카로워져 접근하기 조차 힘들다.


오늘도 아침 첫인사를 나눈 것은 이 녀석이다.

매일 아침 이 호접란과 인사를 나누면서 깊어진 주름살 속에 세월의 시름을 몰래 감추어 본다.


2024, 8,14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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