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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와 갱상도

by 김 경덕

경상도와 갱상도


경상도는 경북이고

갱상도는 경남이다.

영남지방은 경북과 경남이 포함되지만 속으로 들어가면 남 북간에 또 다른 이질감이 존재한다.


가까운 집안사람이 오래전 경북의 어느 집안으로 시집을 갔다. 양반인 채 하는 집안에다 시어머니 되셨던 분이 무척이나 깐깐하셨다.

무슨 일을 하고 나면 매번 트집을 잡아 타박을 주었다.

다른 말은 한 귀로 듣고 다른 귀로 흘려버릴 수 있었지만 아랫지방 사람들은 모두 배우지 못한 상 것들이라는 말은 듣기가 매우 거북스러웠었다고 한다.

이 처자가 친정에 다니려 와서 하소연하며 남기고 간 말이 있다. 하도 기가 막혀 옛 기억을 더듬어 여기에 옮겨본다.


'자기들은 예부터 양반들이 모여 사는 선비들의 고장이라 예의범절과 풍속에 어긋남이 없다'라고 미리 단정을 지어놓고,

아랫동네(경남)는 경우가 없는 상놈들의 모여 사는 곳이고,

전라도는 빨갱이 천지고,

충청도 사람은 멍청하고,

강원도는 사람은 어리석고,

경기도 팔도 잡놈들이 다 모여 사는 곳이라는 평을 하더라고 하였다.

팔도 인심에 대한 대단한 분별력(?)을 지닌 총평이다.

전부 다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돼 싶어 보면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닌 것 같다.

편견이 매우 심할 뿐이다.

대부분 갱상도(경남) 사람은 경상도(경북) 사람의 편견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8,90년대 남쪽 출신 정치인의 기세가 등등해지자 다급해진 경상도(경북) 정치인이 '우리가 남이가?라고 한말이 기억난다.

아직도 이 말이 살아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일까?

정치판에서는 경남, 북은 여전히 한 배를 타고 순항하고 있다.


언론사들이 이번 대선 결과를 놓고 한반도 지도에다 색깔로 표시를 했다.

동쪽은 온통 빨갛고 서쪽은 파랗다.

지난날에는 이념이 남북으로 갈라놓았지만 오늘날에는 민심이 동서로 갈라놓았다. 이조 역사의 가장 큰 오점은 사색당파로 인한 국론분열이다. 지역과 반상으로 분열되었던 갈등이 오늘날에는 지역 갈등이 그대로 남아 이 나라 장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선거 결과만 놓고 보면 너무 극단적인 지역 편향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

심지어 이번 선출된 새 대통령은 안동 출신이 아닌가? 고향 마을에서는 간단한 축하 행사가 었었다고 하지만

군이나 시 단위행사는 깡그리 축하행사가 무시되었다. 오히려 서쪽 지방에서 더 큰 축하행사를 하였다.

이것이 양반의 도리인가?

서민 출신이라서?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해서?

다양한 전력을 가진 전과자라서?

그것도 아니면 빨갱이라서?

모두 다 아닌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면 꼴값이다.

조상의 음덕을 이용하여 선민인체하는 꼴값이다. 없으면서도 있는 체하는 자기 방어의 수단으로 서민 출신을 무시하는 꼴값이다.

전 대통령 부부가 집권 2년 반 동안 저질려 놓은 꼴값 형태가 백일하에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이것을 보고도 생각 없이 신천지(?)를 자처하는 곳에 살고 있는 이 사람들은 전직 대통령 부부를 따라서 꼴값 행동을 투표로 표현하였다.

대단히 심지가 곧은 양심을 가진 민초들이다.


경상도(남) 사람은 또 왜 이런가?

체격(인구)도 북쪽보다 크고 부울경을 합치면 경제력도 더 막강하다. 마치 무지한 아랫것들이

생각 없이 주인을 따라가는 듯한 꼴값을 떨었다.

갱상도 사람은 자존심도 없나?


나는 갱상도 남쪽 출신이다.

이제부터 누가 고향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표준말로 경상도라고 답해야겠다. 이냥 욕먹는 마당에

북쪽 행세를 하는 것이 더 마음이 편할 것 같다.

이조말의 안동 김 씨, 80년대 안방. 마님 성주 이 씨, 얼마 전까지 칼자루를 쥔 안동 권 씨들 모두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하루속히 국론분열의 상징인 동서의 서로 다른 색깔이 하나로 중화되어 반도 전체가 녹색으로 우거진 신록이 될 그날을 기대해 본다.

정의


건강한 정의로운 수목들이 이 나라를 지키는.....


2025,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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