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O 데뷔

by 김 경덕

Solo 데뷔

내일이면 성악가로 데뷔한다.

초등학교 일 학년 동갑내기 두 손녀가 크리스마스 파티 초대장을 만들었다. 보여준 파티 순서 속에

*독창........ 성악가 김 XX,

라고 내 이름이 들어있었다.

평소에 노래를 부르거나 영어로 쓰인 책을 읽으면 할아버지는 노래도 못하고 영어 발음도 이상하다며 입을 가로막으면서 까지 핀잔을 주던 녀석들이다.

웬일일까?

얼마 전 찬양 연습을 할 때 찬양대 지휘자로부터 노래를 잘한다는 칭찬을 받았다 하였더니 누가 그 말을 믿겠느냐며 의심까지 하였다. 연습이라 목소리를 조금 크게 내었더니 격려 자원이기는 하였지만, 분명히 칭찬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정말 내가 노래를 잘할 수 있을까?

지정곡 'white christmas'를 아내로부터 받은 후 어제부터 맹 교습 중이다.

이브날 영광스러운 나의 Solist 데뷔를 위해서,,,,,

여러분 모두 기대하시라!

"Merry Christmas "

2013, 12, 20일


아! 슬프고도 슬픈 지난날의 추억이여,

7년 전 Solo 데뷔 무대는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가사도 열심히 암기하고 멜로디도 충분히 연습을 하였다. 우리 집 거실에 임시로 마련된 가설무대에 섰는데 그만 긴장하여 중간에서 음정을 놓치고 말았다.

가사도 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았다.

손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재 시도를 했지만 결과는 역시 마찬가지였다.

까마귀가 백조 흉내를 내다 톡톡히 망신만 당하고 말았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가족파티를 대비해 오늘도 '빙크로 수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혼자서 몰래 들으면서 다시 꿈을 키우고 있다.

순서에 넣어 줄지는 이직 미지수이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가족 무대가 아닌 진짜 무대에 서기 위해 야망을 키우고 있다.

앙코르도 감안하여 레퍼토리도 다양화시켜 볼 생각이다.


O holy night.

Silent night Holy night.


여러분 기대하시라!


답답하고 지루했던 2020을 힘껏 밀어내며

또다시 여러분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2020,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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