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by 김 경덕

자신도 모르게 물개의 DNA를 물려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어릴 적부터 물을 좋아했다. 반대로 아내는 깊은 물만 보면 오금이 저린다면서 어쩔 줄을 몰라한다.

젊은 시절 일에 치어 지치거나 스트레스가 쌓일 때는 물을 찾아가곤 했다. 가까운 강가나 호수를 찾아가 무거운 짐을 풀어놓고 왔다. 은퇴를 하고 나니 물을 찾는 것이 이제는 유희가 되었다.

가끔 제주도로 건너가서 젊은 시절 못다 푼 한을 쏟아 놓고 오는 것이 백수의 낙중 낙이 되었다.

가끔 해외로 눈을 돌려 이곳저곳 나가보았다, 작년에는 베트남의 하롱베이 그리고 금년 봄에는 타이완의 가오슝 바닷가를 다녀왔다.

이번에는 일본 남단에 있는 2차 대전 격전지 오키나와 섬으로 내려왔다. 진작 한번 와 보고 싶었지만 이번이 첫걸음이다.

친구 부부와 함께한 3박 4일 자유여행 일정이다. 문제는 현지에서의 렌터카 운전이다.

우리와 자동차 주행선이 반대이기 때문에 조금이 아니라 많이 긴장되었다.

여행자 보험도 79세까지니까 금년이 마지막 기회다.


Let's go!

첫날은 오키나와 동해선을 따라 올라가면서 가능한 자동차로 들어갈 수 있는 가장 동쪽에 있는 섬을 목적지로 택했다. 해중도로로 헨지섬에 들어가 다시 다리로 건너 들어간 곳은 하마히가 섬이다.

쪽빛 물빛을 눈이 시리도록 감상한 후 다시 북상하여

긴조시 바닷가 언덕에 여장을 풀었다.

새벽에 일출을 보기에 좋은 호텔이라고 하였다.

둘째 날은 히가시손에서 섬의 허리를 타고 서해안 쪽으로 넘어다. 생각보다는 허리가 잘록했다.

남으로 내려오면서 아가시 섬으로 건너간 후

여기서 작은 섬 고우리섬으로 다시 건너갔다.

섬을 일주한 후 마땅한 쉴 곳을 찾다가 정상에 자리한 Ocean Tower로 올라가 보았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데 오늘은 반대로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느끼는 감동은 최고였다.

여기서 먹은 점심도 내려다 보이는 바다 색깔보다 더 진한 맛이었다.

특히 50cm 높이의 날씬한 맥주잔은 일행을 더욱 즐겁게 해 주었다.

이곳 경치에 너무 빠진 나머지 그만 일몰을 놓쳐버렸다.

마지막 날은 나하시로 내려오면서 오전에는 만좌모

잠깐 들렀다. 오후는 유구 왕국의 고성 슈리성에 들어갔다.. 2차 대전 때 아니 메이지 유신 후 자기들이. 파괴한 성을, 우리나라 수원의 화성처럼, 지금 한창 복원 중이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고는 하지만 뭔가 씁쓸한 뒷맛이 남았다. 돌로 반듯하게 높게 쌓아 올린 옛 성벽만 오래오래 머릿속에 남을 것 같다.

밤에는 나하의 야경을 즐기기 위해 호텔에 Check in 한 후 도보로 번잡한 국제거리로 들어갔다. 우리나라의 광장시장 분위기와 흡사하다.

지난날의 전통시장을 현대화시킨 곳이다.

미지막날이라 저녁은 최고의 정찬으로 내심 마음먹고 있었다. 그동안 이곳 전통요리를 여러 번 맛보았으니 오늘은 오키나와 와규에 한번 도전해 보기로 하였다.

이곳 최고의 와규 전문집에 들어갔다. 레스토랑 분위기와 맛 그리고 서비스도 최고였는데 마지막에 받아 본 영수증은 조금 부담스러웠다.

이렇게 3일 동안 조심 조심 하면서 오키나와 섬을 한 바퀴 돌았는데 총 주행거리가 600km 조금 넘었다.

이번 여행에서 섬 최북단은 산악지역이라 안전을 생각하여 제외시켰다. 조금은 아쉬웠다.


자! 그러면

저를 따라 한번 와 보실래요.

시진으로 오키나와를 일주하겠습니다.


202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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