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드니로
다시 시드니로
Cruise에서의 마지막 아침이 밝아왔다.
큰 배가 조심스럽게 Sydney Opera House를 스치듯이 지나와서 시드니 내항에
부드럽게 접안을 하였다.
우리는 마지막 방 정리를 하느라 정신을 놓고 있었는데 박 사장은 아침 햇살을
받아 찬란하게 반사되는 오페라 하우스를 용하게도 카메라에 담아 놓았다.
바다 위에서 그것도 이른 아침에 잡았기 때문에 일반 관광객들은 잡을 수 없는
귀한 Shooting 장면이었다.
선상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각각 만나 열흘간 우정을 나눈 재미교포 안, 김 사장
부부와 12층 야외 Deck에서 마지막 아침을 함께 하였다.
헤여 지기가 무척이나 아쉬웠지만 우연한 우리들의 만남을 감사하고 훗날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기로 하였다.
아침 8:00부터 하선이 시작되었다.
분명히 2000 명 이상이 승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전날 밤 배포된 층별 하선 순서와
시간에 따라 정말 질서 정연한 하선이 완벽하게 이루어졌다.
선진국 시민들이 자연스레 서로를 배려하며 지키는 이러한 공공질서와 준법정신을
우리가 아직도 많이 더 배워야만 할 것 같다.
Check in 시간이 오후 2시부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9시 반에 호텔에
도착하였는데도 방을 배정하여 주어서 2박 3일 계획된 시드니 관광을 곧바로
시작할 수가 있었다.
역시 이 나이에는 분위기나 경치보다는 먹는 것이 최우선인 모양이다.
먼저 여기에 와본 적이 있는 집 아이들이 여기저기를 가보라고 권하여 주었지만
우리가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뭐니 뭐니 해도 싱싱한 비린 것들을 바로 먹을 수 있다는
Sydney Fishery Market이었다.
이곳 시드니는 수산물이 풍부한 곳이다.
대부분 중국 사람이 운영하는 이 수산시장은 반은 수산물을 도매로 파는 곳이고
나머지 반은 요리를 만들어 파는 레스토랑형 가계들이다.
싱싱한 이곳 해산물로 만든 각종 요리와 튀김, 구이 등을 허리끈을 풀어놓고
원 없이 주문해서 먹고 또 먹었다.
배가 너무 불러 걷기가 도저히 불편하여 Uber 택시로 가까이 있는 Habour Bridge를
건너자마자 바로 내려서 방금 택시로 지나온 다리를 역방향으로 걸어서 다시 건너왔다.
중간에 있는 교각 매표소에서 다리의 아치형 철 구조물 정상까지 로프를 묶고
올라가는 관광 코스가 있었지만 여성 동무들을 배려해 생략하고 바로 Rock Square로
내려가 초기 호주 이민 역사를 잠깐 둘러보았다.
그 유명한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가는 배 오는 배 선상에서 여러 차례 보았지만
직접 발자국 흔적을 남기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라고 해서 계속 걸어서 찾아갔다.
나이 든 사람은 멀리서 보아야 주름이 보이지 않듯이 여기 오페라 하우스도 가까이에서
직접 보니 여기저기 주름살이 많이 있었다..
다음 계획은 Botanic Garden이었지만 과감히 포기하고 China Town에 있는
이곳의 남대문 시장인 격인 Paddy's Market으로 달려갔다.
잠시였지만 호주 정부가 유색인종 이민을 제한시켰는데 이곳에 와서 보니 왜 그렇게
하였는지 조금은 이해를 할 수가 있을 것 같았다.
벌써부터 저녁 먹을거리가 걱정이 되기 시작하였다.
Cruise 내에서는 공짜로 제공하는 날만 재치 있게 골라 하얀 테이블 Cover 위에
완벽하게 Setting 된 식탁에 앉아 종업원들의 Full Serving 받으며 우리들은 연일
최고의 만찬을 즐겼다.
한국 사람 8명이 항상 끼니때마다 떼를 지어 몰려다니며 자주 찾아갔던 Cruise 내 식당들
Azura, Moderno, T'sar 등이 벌써부터 그리워진다.
망설이다가 하선 후 첫날 저녁은 Mart에서 Ready to eat로 조리된 몇 가지 요리와
과일 그리고 와인 한 병을 사들고 호텔로 돌아왔다.
갑자기 부르주아 계급에서 하층 계급으로 추락된 것 같아 왠지 기분이 씁쓸하게
느껴졌다.
"넌 분명히 된장국 먹고 자란 촌놈이야!"
"괜히 으스대지 마!"
2주간 음식 호사를 누렸다고 간사스럽게 그 사이 마음이 이렇게 변해 버렸나?
내일은 여기서 제법 멀리 떨어져 있는 Blue Mountain으로 가는 Limousine
Tour가 예약되어 있다.
아서라!
지난 일은 모두 잊고 예전처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내일부터 다시 시작하자.
2019년 1월 30일 Syd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