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향연

by 김 경덕

봄의 향연


남산제비꽃이 상을 차렸다

몇 명이 올지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오셔서 편안하게 드시라고

여기저기에 상을 차려 놓았다


봄맞이꽃이 잔을 내어 놓았다

무얼 마실지 물어보지도 않고

고만 고만한 작고 예쁜 잔들을

있는 대로 모두 다 내어 놓았다.


얼레지 꽃이 잔뜩 멋을 부리고 나타났다

찾아오는 손님이 누구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머리를 올렸는지? 치마를 뒤집어썼는지?

저만큼 바위 앞 상석에 나와 앉아있다


일치 감치 나와 기다림에 지친 민들레 꽃

그냥 스쳐가는 이들뿐이라 눈길이 그리워

햇살이 돋자마자 울화를 터뜨린다.

훠이, 훠이 흰 불꽃이 푸른 하늘에 흩어진다.


오 년 전 양평에 있는 모새골에서

바라본 황홀한 봄의 향연이다.

지난주 오랜만에 들렸더니

똑같은 향연이 펼쳐져 있었다.

2020, 4,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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