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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경원illust Oct 11. 2017

소녀의 생신

그림일기

k일기-

k: 하트 케익 주세요.

직원a: 초는 몇개 드릴까요?

k: 초는 3개 주세요.

a: 작은걸로 세개 드릴까요?

k: 아니오 큰 초로 세개 주세요.
세 명 다 큰 소녀들이거든요.
원래대로 하면 너무 많이 꽂아야해서요..

a: 아 네. 요즘은 그래서 그냥 한개만 꽂는 추세예요.

k: 맞아요. 세 소녀들에게 각자 초 하나씩 촛불 불으라고 하면 되겠어요.

a: ㅎㅎ 폭죽도 드릴까요?

k: 네에!


/

나는 이제 우리 집안 여자들을.
엄마. 이모. 누구 아내. 이라는 역할존재보다는 자매 세 소녀들로 보기로 했다.
내가 보기엔 셋이 모여있으면 영락없는 같이 크던 자매시절 그대로 인거 같다.

그리고 사실 이제 그 무거운 역할들 너무 오래 했잖아. 그만해도 되지뭐. 편한 역할도 아닌데.

얼마전. ‘나도 우리 엄마가 그립다.’ 라고 말한 나의 엄마의 말에 내 마음 한 곳이 무너진다.
엄마의 엄마를 데려다줄수는 없으니..소심하고 착하고 순진한 정자매들..이제 그냥 편히 소녀자매들로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살길 바라며...

물론.노처녀 허씨가 집안의 큰 걱정이긴 하겠지만 살짝 발로 쓰윽 밀어놔주세요...ㅎ

우리 집안의 세 명의 소녀들.
만수무강 하세요.
노처녀 허씨가 세 소녀들과 놀다 지쳐 지겨울때까지. 제발 얘가 어디 갔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때까지 놉시다!
우리 건강하게 오래 행복해요 큰절
.
#그림일기 #일러스트 #허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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