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설문대여신이 꿈꾸던 세상은
'그렇게 큰 땅은 아니지만 모든 것이 조화를 이뤄 행복한 세상'
그 땅의 중심에는
낮은 듯하지만 실은 높고.
가까운 듯 하지만 멀며.
얕은 듯하지만 깊은 산.
산을 돌아가며 아흔아홉 골짜기.
산에 내리는 비와 이슬은 계곡을 흘러 바다에 이르게.
자라는 모든 풀은 먹을 것도 되고 병을 고치는 약초.
푸른 산기슭에는 어진 사람들이 서로 도우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
을 꿈꿔서 만들었다.
(책 출처 '김순이, 제주신화, 여름언덕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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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설문대여신의 꿈을 마음대로 짓밟으며
오름을 밀고 숲을 파괴하고 새들의 공간을 메꾸어 공항을 또 만들고
은어가 사는 강을 오염시키고
바다에 쓰레기를 마구 퍼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