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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iBlack Dec 07. 2023

오토바이 여행 5 (ft. 누사두아)

2023.7.27

누사두아 리조트에 도착한 지도 벌써 3일째.

하루는 이동으로, 하루는 동생을 만나느라 리조트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것 같다.

스페셜한 조식을 먹자마자 우리는 바로 수영장으로 향했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비치 의자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우리도 그늘진 곳에 자리를 잡고 수영장 뒤로 이어진 해변을 바라보며 누워있으니 천국이 따로 없다.

쉬러 온 것 같은데 어쩐지 여기서도 분주하기만 했던 것 같다.


바로 이거지!


풍경 한번 보고 책 한자 읽고, 그렇게 빈둥거리며 휴식을 즐기고 있을 때, 잔뜩 들뜬 목소리의 한국어가 들렸다. 이제 갓 20살이 되었을까, 아직 소녀티가 묻어나는 어린 여자 3명은 암튜브를 차고 신나게 물에 뛰어들었다. 물속에서 통통 뛰거나 드러누워 떠다니기만 할 뿐인데도 3명은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깔깔거리며 수영장을 즐기고 있었다. ’너무 좋아’, ‘우와, 우와’를 연발하면서.

그 모습이 웃기기도 귀엽기도 해서 한참 시선을 주었다. 좋을 때다.


느긋한 오전 시간을 보낸 우리는 오토바이를 빌려 누사두아를 한 바퀴 둘러보기로 했다. 이제 발리의 도로에 익숙해진 H가 운전을 하고 이번에는 내가 뒤에 자리를 잡았다.

오빠. 달려.


5번째 오토바이. 어째 점점 더 상태가 구려져...


누사두아 관광단지에는 곳곳에 검문소가 많았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가면 어느 리조트에 묵고 있는지 물어온다. 후기를 보니 현지인은 신분증 검사까지 한다고 했다. 테러 때문인 줄 알았더니 다른 이유도 있는 모양이다.

누구를 위한 관광단지인지. 주민 할인 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누사두아 관광단지


지도를 보니 도로의 끝에는 바다가 있어 내친김에 끝까지 달려보기로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매캐한 매연 냄새가 풍기는 해변에 도착했다. 보아하니 이곳은 투어를 떠나거나 해양 스포츠가 이루어지는 곳인 듯했다. 빠르게 한 바퀴 휘 둘러보고 다시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분주한 해변


현지인들과 함께 엎치락뒤치락하며 이국적인 풍경을 따라 도로를 달리다 도착한 곳은 발리 컬렉션.

이곳은 누사두아 관광단지 내 레스토랑과 각종 상점이 들어선 쇼핑센터였다. 커피가 맛있다는 카페를 찾아 들어서니 인테리어가 한국 같다. 주문을 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노트북 하는 사람들이 여럿 보인다.

다들 디지털 노마드하시나.


쇼핑센터도 한 바퀴 휘 둘러보는 중에 홍보를 나온 직원이 인사를 건넸다. 몇 개 알고 있지 않은 인도네시아어를 내뱉으며 나 또한 인사를 했다.

‘아빠까바르?’

놀란 표정을 지은 직원, 나에게 칭찬을 해주며 열심히 투어 홍보를 하신다. '미안, 나 내일 돌아가.’ 다음에 이용해 달라는 직원에게 손을 흔들며 우리는 다시 길을 나섰다.


오토바이로 관광단지를 하릴없이 라이딩하고 있는데 눈앞에 꽁양꽁양 커플 발견.
아니. 지금 운전하다 말고 작업 거시는 거예요?

이분들 증말 오토바이로 못하는 게 없으시네...


오토바이는 사랑을 싣고... 설렌다 설레...


그렇게 발리 사람들의 연애 장면을 목격한 뒤, 여행의 마지막을 마사지로 장식하려고 했으나 이미 예약이 다 찼단다.

휴. 인프피는 어딜 가나 살기 힘들구먼.


대신 우리는 근처 슈퍼에 들러 기념품 쇼핑을 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나누어줄 초콜릿과 커피 원두를 한 아름 안고 돌아오며 그렇게 발리의 마지막 밤을 쇼핑으로 마무리했다.

그래. 역시 여행의 마지막은 쇼핑이지.


저물어가는 발리의 마지막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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