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7.26
발리에 있는 동안 동생네 부부가 발리에 여행을 왔다.
누사두아와 반대되는 지역에 있었지만 먼 타국에서의 특별한 만남을 위해 동생이 묵고 있는 짐바란에 위치한 아야나 리조트로 이동했다.
발리에서 친구와 남편, 동생까지 만나다니.
누가 보면 여기 사는 줄 알겠어.
누사두아에서 자동차로 30분가량 걸려 도착한 리조트는 입구부터 규모가 상당했다. 이 리조트는 바위 위에 지어진 락바가 유명했는데 우리도 수영장과 락바를 이용할 생각으로 이곳까지 방문한 참이었다.
동생이 묵고 있는 객실에서 수영복을 갈아입는데 샤워기에 필터가 꽂혀있다. 물어보니 샤워기 헤드와 필터를 가져와 갈아 끼운 것이라고.
하. 한국인의 청결함이란.
유명하다는 수영장은 리조트 트램을타고 이동해야 했는데 기다리면서 보니 이용객들의 80% 이상이 아시안이다. 3성급과 4성급만 전전했던 나의 숙소들은 80% 이상이 서양인이었는데 이곳은 완전 반대였다.
역시. 아시안들이 돈이 많은건가. 나도 아시안인데… 쩝.
초 대형 리조트인만큼 이용객들도 많아 비치 의자 차지하기가 만만치 않았는데 이곳저곳 전전하며 물에 몇 번 몸을 담그고 나니 벌써 4번째 수영장을 이용 중이다. 이 리조트에는 수영장만 13가 있다 하니 수영장 투어만 해도 며칠은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규모가 너무 커서인지 H와 나의 취향은 아닌 리조트였다.
취향이 소박해서 돈 굳었어. 우리.
취향은 아니지만 야무지게 수영장을 이용해 준 우리는 그 유명하다는 락바로 가기 위해 다시 트램을 타고 이동했다. 미리 예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길게 늘어선 줄에서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락바로 연결된 엘리베이터에 탑승할 수 있었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바위 위에 위치한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음료를 주문했다.
이곳은 선셋으로 유명한 바였는데 아직 이른 시간이라 해가 쨍쨍했다. 구비된 우산을 펼쳐 들고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내리쬐는 햇빛을 우산으로 가리며 선셋의 시간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선셋이 뭐라고. 참…
드디어 드넓은 수평선 너머로 해가 넘어가며 하늘과 바다를 붉게 물들였다. 바에 앉은 연인들이 로맨틱하게 와인을 부딪히고 여기저기서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몇 번이나 선셋을 감상해서 그런지 이곳이 특별히 더 감동적이지는 않았지만 우리를 위해 락바를 예약해 준 동생 부부와 시간을 보내는 것에 의미를 두며 H와 함께 우리도 열심히 인증샷을 찍었다.
뭐. 분위기는 좋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