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7.25
오늘은 발리의 마지막 여행지인 누사두아로 이동하는 날.
내로라하는 고급 리조트가 들어선 이곳은 관광 목적으로 조성한 관광단지로 다른 지역과 다르게 조경과 도로가 아주 잘 정비되어 있었다. 입구에 나와있는 직원의 환대를 받으며 로비에 들어서자 넓은 잔디밭과 수영장, 멀리 모래사장과 바다가 한눈에 보였다.
와우. 대형 리조트가 좋긴 좋구먼.
아직 12시가 안 된 시간이었지만 직원의 안내를 받아 먼저 체크인을 하는데 우리가 예약한 객실이 이미 다 찼단다. 응? 뭔 소리야라는 표정으로 빤히 쳐다보자 기존 객실에서 업그레이드된 풀빌라 객실로 배정해 주겠다고 한다. 좋아할 거라 생각한 직원의 기대와 달리 H의 표정은 떨떠름 그 자체.
사실 H는 리조트에 딸린 풀빌라형 객실을 별로 선호하지 않았다. 사방팔방 막혀있어서 답답하다나?
그 프라이빗함 때문에 풀빌라 가는 거라고요.
의아해하는 직원에게 애써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며 방이 준비될 때까지 근처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그랩을 불러 지도에 표시된 식당 근처에서 내렸건만 도무지 식당을 찾을 수가 없다. 부랴부랴 다른 곳을 검색하고 뜨겁게 달구워진 백사장을 지나쳐 해변에 위치한 식당 야외석에 자리를 잡았다.
나는 사테 세트와 코코넛을 H는 그린 커리와 망고 주스를 주문했다.
발리는 1일 1 코코넛이죠.
주문한 음료가 먼저 도착하고 코코넛 속살을 숟가락으로 떠 H에게 권했다.
시큰둥하게 받아먹던 H. 내가 주문한 코코넛을 자기 앞으로 옮기고 숟가락으로 마구마구 코코넛을 퍼먹는다.
저기요… 저건데요…
H가 내 코코넛을 아작내고 있을 때 주문한 음식이 도착했다. 여러 가지 반찬과 화로에 올려진 사테세트에 H가 매우 흡족해하며 눈을 빛냈다.
많이 드시구랴. 나시고랭 충격을 여기에서라도 만회해.
만족스러운 점심 식사를 마친 우리는 바위에 파도가 부딪쳐 높게 솟아오르는 것으로 유명한 워터블로우를 방문했는데 입장료까지 주면서 볼만한 것은 아니었다.
객실이 준비되었다는 문자를 받고 리조트에 도착한 뒤 직원과 함께 카트에 올랐다. 리조트 시설과 이동 경로를 친절히 안내받으며 H가 떨떠름하게 생각한 빌라 앞에 도착했다. 빌라 안까지 꼼꼼히 설명해 주던 직원은 수영장 옆에 자리한 커다란 문을 가리키며 이 문을 열면 빌라 이용객들만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해 주었다. 직원이 돌아간 뒤 문을 열어보니 작은 운하 같은 수영장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이 빌라에 묵으면 전용 수영장을 두 개나 이용할 수 있는 셈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알게 된 것인데 빌라 이용객들에게는 스페셜한 조식 메뉴도 제공되었다.
떨떠름하게 반응해서 죄송해요. 사랑합니다. 프런트 직원분. (손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