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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팍틸 박경화 Nov 22. 2017

당신은 몇 살로 살고 계신가요?

나이 의미를 새롭게 재정의하다.



오래 전 직장 사수였던 선배를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10여년이 흐른 지금도 열정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 선배의 모습을 보니 보기 좋았습니다.

​열정은 그대로인데, 세월의 나이테 만큼이나 멋지게 변해 있는 선배를 만나니 내 기분까지 좋아졌습니다. 이제는 ​함께 나이 들어가며, 옛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들이 아름답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예전 직장동료, 혹은 동창처럼 오랜만에 사람들을 만나면 현재 모습이 보통 3부류로 나눠집니다.

첫 번째는 예전 모습 그대로인 분,

변하지 않고 원래 모습 그대로 간직하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얼핏보면 많은 듯 보이지만 가만히 보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더 나은 모습으로 변해있는 분,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나 안타깝게도 세월이 흐른 흔적만큼 함께 성숙하기는 현실보다 이상에 가까운듯 보입니다. 점점 이런 분들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세 번째는 예전보다 못한 모습으로 변해있는 분,

가장 안타까운 상황이나 경쟁은 심화되고, 우리가 사는 삶의 경제가 나아지기보다 어려워지는 변수가 많다 보니 원래 가지고 있던 반짝임을 잃고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모습의 옛 분들을 다시 만날 때, 새삼 우리는 나이듬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가 만나는 나이 종류도 3부류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법적 나이’입니다.  

태어나면서 주민등록번호가 주어지고 이에 따라 법적 나이가 정해집니다. 법이 정하는 미성년자, 청년, 노인 등으로 말입니다.

​두 번째는 ‘신체 나이’입니다.  

법적 나이와 상관없이 평상시 운동처럼 내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정해지는 나이입니다. 물론 생물학적 나이를 온전히 거스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법적 나이는 70대이나 신체 나이는 20대로 나오는 사례를 TV에서 가끔 만날 때면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닌 듯 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열정 나이’입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내가 살고 있는 삶에, 내가 맺는 관계에  얼마나 열정적으로 대하는지에 따라 가늠해 볼 수 있는 나이입니다. 열정 나이는 개인의 간극이 너무 커 명확히 규정지을 수 없지만, 통상 50대에 열정적인 분들을 만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것을 보면 보통 50대가 되면 열정 나이 한계에 봉착하거나 감퇴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독 ​왜 50대일까요?
그 이유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열정과 반짝거림으로 세상과 사람을 만나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경험과 관계를 체득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계에서는 영화의 메인 타겟을 30대를 기준으로 전략을 정합니다. 하지만 소위 잭팟이 터지는 영화는 30대 주타겟 이외 다른 연령대가 움직일 때인데, 특히 50대가 극장에서 영화를 보았다고 하면 볼 수 있는 연령대 대부분이 영화를 관람했다고 보고 1000만을 넘어 1500만을 넘는다고 합니다. 그 대표적인 영화가 ‘명량’이었습니다.

극장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50대가 움직이니 가뿐히 1500만 1600만이 된 것입니다.  한 영화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50대가 영화나 드라마에 열광하지 않는 이유는 ‘본인의 삶이 영화처럼 너무 드라마틱해서, 웬만한 영화나 드라마에 감동이 없다.’ 라고 표현하더군요.

50대가 무언가에 열정을 쏟아 붓기에 얼마나 어려운가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저의 생각을 무참히 깨신 분을 얼마전에 만났습니다.

남들은 이미 현역을 물러났을 나이인 60대.
현역 못지 않게 열정적으로 본업을 하시면서, 신문에 컬럼을 수년째 빠지지 않고 쓰시고 그 와중에 매년 책을 출간하시면서,,, 새로운 일에 또 다시 도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법적 나이, 신체 나이 등으로 도저히 그 분을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분께 이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소년과 청년 사이 어디쯤 살고 계신 듯 합니다.”

​그 분의 청년 혹은 소년처럼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으로 반짝거리는 눈빛을 보는 순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가 나이 들었다고 생각하면 나이 든 노인으로 사는 것이고, 내가 젊다고 생각하고 열정적으로 살면 영원히 젊은 청년으로 살수 있겠구나.' 라고 말입니다.

제가 가까이 지내는 한 분도 늘 이런 이야기를 입에 달고 사십니다. “ 난 죽을 때까지 평생 20대로 살 거야. ​내가 열정을 잃어버리고 20대로 살지 못하는 순간이 온다면 그것은 내가 죽음을 맞이했을 때인 것이지. ”

​여러분은 지금 어떠십니까? 몇 살로 살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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