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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운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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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경진 Aug 03. 2023

2023 6/6 (화): 크로스핏 1, 시즌 2 개시

1. CEO

10 Rounds for time:

16 min cap


3 power cleans 155/105 (35 lb)

6 burpees

9 wallballs 20/14


2. Shoulder Press 5x4

Shoulder Press for load: 15 min

STRICT PRESSES ONLY


 #1:  4 reps

 #2:  4 reps

 #3:  4 reps

 #4:  4 reps

 #5:  4 reps

=> 35 lb


출산 7주 차, 한 달 넘게 쌓인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었던 6월 6일, 조금은 홧김에 크로스핏에 복귀했다. 유도분만에서 제왕절개로 이어진 출산은 트라우마로 남을 만큼 힘들었고 아직 배를 대고 엎드린다거나 엎드렸다 일어나는 자세가 부자연스럽고 불편했지만, 그보다는 하루종일 집에서 수유를 하고 아기를 돌보고 산후조리를 해주러 오신 이모님과 부대껴 지내는 데서 오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컸다. 한 시간 만이라도 집을 탈출해야 했다.


처음 계획은 요가나 필라테스로 천천히 몸을 회복시킬 요량이었으나 가까운 거리에 갈 만한 곳이 없었다. 크로스핏은 차로 2분이면 갈 수 있고 (심지어 신호도 없다) 중간에 그만두고 나와도 뭐라 하는 사람 없고 음악 소리가 너무 커서 핸드폰 소리는 잘 들리지도 않고 가격도 다른 운동에 비해 저렴했다. 무엇보다도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이만한 운동이 없기도 했다.


크로스핏은 2022년 4월이 마지막이었으니 14개월 만에 다시 시작한 셈인데 몸이 퇴보하다 못해 구석기시대로 되돌아간 것 같았다. 도대체 내 몸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서글프기 짝이 없었다.

12시 운동에는 코치 에이미가 나와 있었는데 나보다 두 달 앞서 넷째를 출산했다. 물론 에이미는 만삭에도 운동을 하고 출산 후에는 한 달 만에 복귀하는 나와는 다른 종족의 사람이었지만 "나 힘드니까 살살할게"라는 말을 굳이 다른 설명 없이 전할 수 있어서 위안이 되었다.    

 

그리하여 시작된 오늘의 운동.

눈물 쏙 뺄 만큼 힘들었는데 웃긴 건 그래도 출산하고 수유하는 것보다는 덜 힘든데? 했다는 것이다.

1번 운동은 10라운드 중 7라운드까지 마쳤고 2번 운동은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겨우 35 파운드 들었다.


주 3회권을 끊었지만 일단은 화, 목 두 번만 가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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