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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운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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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경진 Nov 16. 2023

10/9 (월): 크로스핏 30

크로스핏 일기를 쓰는 이유에 관하여

COFFLAND


Hang from a pull-up bar for 6 minutes

Each time you drop from the bar, perform:

•800-m run

•30 push-ups


==

오늘의 운동은 역대급 단순한 운동이었다.

철봉 매달리기 6분

(단, 철봉에서 떨어질 때마다 800m 달리고 푸시업 30개. 시간제한 45분)


이걸 보고 든 생각

1) 피지컬 100에 나온 참가자들도 1분을 못 버티고 떨어지던데 6분이라니

2) 난 달리기랑 푸시업만 하다가 끝나겠구나

3) 무릎 대고도 푸시업 30개 못하는데 어떡하지


내 예상은 적중하여 45분 동안 철봉 매달리기는 간신히 5분 채웠고, 나머지 시간에는 달리기 3.2km, 푸시업 120개(무릎 대고 푸시업으로도 모자라 나중에는 골반 대고 상체 일으키기 했다)하고 끝났다. 팔 힘이 다 빠져서 마지막엔 10초 매달리기도 힘들었다.


1라운드: 1:20

2라운드: 0:50

3라운드: 1:00

4라운드: 0:40

5라운드: 0:30 / 0:15 / 0:10 / 0:10 / 0:05


==


크로스핏 시즌 1이 28회에서 끝났는데 그보다는 많은 30회를 채우게 되었다. 나는 딱히 운동을 싫어하진 않지만 운동하러 "가는 것"을 지지리도 귀찮아하는 사람으로서 집 밖을 나서는 일이 언제나 가장 힘들다고 생각한다.

출산을 하고 너덜너덜해진 몸과 정신을 회복하기 위해 홧김에 시작은 했는데 혼자서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란 너무 어려웠다. 남편과 함께 운동할 때는 남편에게라도 의지할 수 있었지만 애가 태어난 이상 함께 하는 운동은 부모님이 계신 동안에만 누릴 수 있는 사치였다.

남편을 의지할 수도 없고 뭔가에 의지하긴 해야겠는데 나에게는 그게 일기였다. 차곡차곡 쌓이는 기록은 무거운 엉덩이도 들썩이게 만드는 동기 부여가 된다. 운동을 100회 하고 싶은 마음보다 운동 일기 100회를 쓰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달까. 주객전도지만 이렇게라도 계속할 수 있다면 좋은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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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적어보는 30회 후기

1) 체중이 임신 전으로 거의 돌아왔다. (사실 운동보다는 수유로 인한 체중 감소가 더 큰 것 같긴 하다)

2) 1시간 정도는 가볍게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출산 후 10분 걷는 게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생각하면 큰 발전이다)

3) 제대로 된 푸시업을 한 개 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 또한 대단한 성과다)

4) 한동안 운동을 하지 않는 쪽으로 관성의 힘이 작용했다면 슬슬 운동을 하는 쪽으로 관성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 (이 또한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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