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잡히지 않는 시간

<016>

by 경국현

언젠가 여유가 올 줄 알았다

매일은 바람처럼 흘렀다

스물은 지나갔고

서른은 희미했다

마흔의 헛기침은

철학 같았다


언덕 위에서

뒤돌아본 순간은

늘 늦었다


어제는 후회였고

내일은 걱정이었다

오늘을 살라 하지만

오늘이 어떤 날인지

알 수 없다


착각도

후회도

모두 내 것이었으니


이 순간

무너져 서 있는 나 또한

내 것이다




☞ 작가 노트

살다 보면, 설명은 점점 불필요해진다. 시간은 알았다고 말할수록 더 멀어지고, 붙잡을수록 더 흩어진다. 그래서 나는 그 문장을 덜어냈다. 비워두어야 여백이 되고, 여백이 있어야 무게가 남는다. 후회와 착각조차 내 몫이듯, 침묵 또한 내 몫이다. 결국, 지금 서 있는 순간이 전부라는 걸 고요히 인정하는 것이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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