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빈 잔

<017>

by 경국현

더 늙기 전에 놀자

친구는 웃으며 잔을 채운다


젊을 땐 몰랐던 것들이

이제야 남는다


추억보다 아쉬움이 많고

마음은 아직 식지 않았다


사랑은 웃음으로 지우고

허기는 술로 달랜다


웃음 끝에

남은 건

빈 잔 하나뿐



☞ 작가 노트

나이 들어서야 비로소 깨닫는 것들이 있다.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고, 말 없음이 더 깊다.

술잔과 웃음 뒤에 남는 것은 결국 허무였다.

그러나 그 허무 또한 내 몫이고, 살아온 흔적이다.

빈 잔을 바라보며, 지금의 내가 있음을 조용히 받아들인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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